일부 언론들이 워마드 사이트에 오른 낙태 게시물을 두고 마녀사냥을 벌이고 있다.
최근 워마드 한 회원이 낙태를 했다며 태아 사체 훼손 사진에 자극적 멘트를 달아 워마드 사이트에 올렸고 그 아래 깔깔 대는 댓글들이 달렸다. 〈노컷뉴스〉가 7월 16일 이를 보도하고 여러 언론들이 가세하면서 ‘워마드’가 또다시 실시간 검색어 1위가 되기도 했다.
일부 언론은 이 사진의 진위 여부를 정확히 알 수 없어도 이런 끔찍한 사진을 올린 것만으로도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했다. 경찰 수사를 주문하기도 했다. 작가이자 가톨릭 교인 공지영도 “강아지 고양이 사체도 그러면 안” 된다며 ‘워마드 태아 훼손’ 논란에 대해 “바로 수사에 들어갔으면 좋겠다”고 자신의 SNS에 썼다.
그러나 이 사진은 게시자가 직접 찍은 사진이 아니라 구글에서 검색되는, 해외 여러 사이트에 게시된 사진으로 드러났다. 최근 ‘성체 훼손’ 논란으로 워마드가 마녀사냥 당하자 한 회원이 낙태 반대론자들을 조롱하려고 이런 게시물을 작성한 듯하다.
사실 워마드 게시판에는 평범한 사람들을 다소 충격에 빠뜨릴 수 있는 게시물이 종종 올라온다. 그런데 ‘성체 훼손’ 사건에 이어 이 게시물을 일부 언론이 유독 ‘천인공노할’ 일로 보도한 것은 낙태 반대 여론을 확산시키려는 의도로 보인다. 〈노컷뉴스〉는 CBS(기독교방송)가 만든 인터넷 뉴스이다. 헌법재판소 낙태죄 위헌소송 판결이 8월에 나올 것이라는 예측이 많다.
그러나 지금껏 태아 사체 사진이나 영상을 인터넷에 올린 사람들은 대부분 낙태 반대론자들이었다. 이를 보고 많은 청소년이 충격에 빠졌을 수 있지만 보수 언론들은 그들을 한번도 비난하지 않았다. 1984년 미국의 낙태 반대론자들이 만든 악명 높은 낙태 반대 영상 〈소리 없는 비명〉에는 태아 사체 조각들이 줄지어 나오지만 한국의 많은 중·고등학교에서 ‘성교육’ 교재로 사용됐다. 이 영상은 고의로 임신 24주 이후 태아의 낙태(미국에서 이뤄지는 낙태의 1퍼센트에 불과하다)를 다루면서 편집을 통해 마치 태아가 고통을 느끼는 것처럼 조작하기도 했다.
낙태 반대론자들의 워마드 마녀사냥에 속지 말고, 낙태는 여성이 선택할 권리임을 분명히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