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의 풍력발전 계획이 일자리 대안이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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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로 다가온 기후변화의 위협을 고려하면 재생에너지에 대규모 투자를 하는 것은 꼭 필요한 일이다. 그러나 민간 기업에 이를 내맡겨서는 효과도 작을 뿐 아니라 오히려 문제만 만들 수 있다.
그동안 재생에너지 건설 사업에서 주민들의 반발이 컸던 것도 근본에서는 이 문제와 연관이 있다. 그게 누구의 이익을 위한 것인지도 모를 발전소를 건설한다며, 멀쩡한 삼림을 훼손하고 주거 환경을 위협하는 대형 발전소 건설에 반대하는 것은 완전히 이해할 만한 일이다.
무엇보다 기후변화와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려면 적어도 수십 년에 걸친 대규모 장기 투자가 이뤄져야 하는데 기업들이 이를 책임질 수는 없다.
예컨대 최근 울산시는 울산 앞바다에 대규모 풍력발전 단지 건설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송철호 시장은 민간 투자를 받아 이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현대중공업 등을 참여시켜 일자리 문제도 해결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추진 중인 계획은 부유식 풍력발전기를 설치하는 것인데 현대중공업의 해상플랜트 기술이 활용될 수 있다.
그러나 이 계획은 송철호의 정치적 이미지 제고에는 도움이 될지 몰라도, 당장 일감이 떨어져 해고 위협에 시달리는 현대중공업 노동자들에게 실질적인 대안이 되기는 어렵다. 부유식 풍력발전 기술은 이제 개발을 시작하는 단계고 앞으로 몇 년은 걸릴 것이기 때문이다.
향후 발전기 관리 업무를 제외하면 제조와 건설에 필요한 기간은 상대적으로 매우 짧은데 현대중공업이 이를 정규직 일자리로 채울지도 알 수 없다. 임금 등 노동조건은 더욱 낙관하기 어렵다.
사실 현대중공업은 불과 2년 전까지도 풍력발전 사업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돈벌이가 안 된다며 문을 닫아 버렸다. 앞으로도 이러지 말라는 법이 없는 것이다.
중앙정부가 직접 재정을 투자해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추진하는 것만이 진정한 대안이 될 수 있다. 그래야 양질의 안정된 일자리도 어느 정도 보장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