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0일 열린 특고, 학비, 전교조, 잡월드, 철도 집회:
노동자들이 서울 곳곳에서 집회를 열고 청와대로 행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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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0일 여러 부문의 노동자들이 서울 도심에서 집회를 열고 청와대로 행진했다.
화물, 건설, 대리운전 등 특수고용 노동자 3000여 명은 노동기본권 보장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고 기세 좋게 청와대로 행진했다.
학교 비정규직(초등돌봄교사) 노동자 1000여 명도 열악한 시간제 일자리 문제 해결을 요구하며 집회를 열고 청와대로 행진했다.
정규직 전환한다면서 자회사 강행하며 해고를 협박하는 사측에 분노해 19일부터 파업에 돌입한 잡월드 노동자들도 청와대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철도노동자 2300여 명은 서울역에서 임금 삭감 저지와 인력 충원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전교조 교사 2000여 명은 법외노조 철회와 성과급제 폐지를 요구하며 청와대로 행진했다.
여러 부문의 노동자들이 다양한 요구를 제기하며 청와대로 향한 것은 노동자들의 불만이 문재인 정부를 향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 오늘 노동자들은 문재인 정부가 약속을 지키지 않거나 책임을 회피하고 있는 것에 큰 불만을 나타냈다.
특수고용노동자 노동기본권 보장이나 전교조 법외노조 문제 해결은 정부가 약속해 놓고 외면하고 있는 대표적인 문제들이다. 빈 껍데기가 되고 있는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 문제나 임금 억제 정책도 마찬가지다.
본지는 민주노총 대의원대회 유회가 문재인 정부에 대한 노동자들의 불만이 높다는 것을 보여 준다고 지적했는데, 오늘 노동자 집회들에서 이런 분위기가 여실히 드러났다.
민주노총 대대 경사노위 안건 유회의 의미와 노동 현안 등을 다룬 〈노동자 연대〉 신문은 500부가량 판매됐다. 많은 집회 참가 노동자들이 헤드라인(민주노총 대대 경사노위 안건 유회 – “노동자들이 정부에 화났음을 반영한다. 민주노총 지도부는 투쟁을 우선하라”)에 큰 관심을 보이며 공감을 나타냈다.
■ 특수고용노동자 총력투쟁 결의대회
집회에 모인 화물, 건설기계, 대리운전, 퀵서비스, 보험설계사 등 특수고용 노동자들은 정부에 노동3권 보장을 강력히 촉구했다. 문재인 정부의 대선 공약이자 국정과제에도 포함된 특수고용 노동자 기본권 보장은 1년 6개월이 되도록 이행되지 않고 있다. 노동자들은 올해 안에 약속을 지키라고 요구했다.
특히 화물 노동자들이 가장 많이 참가했는데 열기가 상당했다.
“노무현 정부도 약속했던 노동기본권 보장을 이행하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 노동기본권 보장 약속을 이행하지 않은 채 내년에 ILO총회에 연설하러 가는 걸 두고 보지 않겠다.”
최근 35일간 투쟁한 코카콜라 운송 화물노동자들은 이번 투쟁을 경험하며 노동3권이 보장돼야 한다는 것을 크게 느꼈다고 입을 모았다.
"턱없이 낮은 운송료 현실화를 요구했더니 문자로 해고하고, 대체 차량 막았더니 경찰이 폭력을 휘두르며 연행했다. 노동기본권이 있었다면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을 당하지 않았을 것이다."
집회를 마친 노동자들은 청와대까지 행진했고 이 자리에서 특수고용 노동자 노조 대표자들은 노동3권 보장을 촉구하는 청와대 앞 농성에 돌입했다.
■ 한국잡월드 파업 집회
무기한 파업 이틀째를 맞은 공공운수노조 한국잡월드분회는 청와대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노동자들은 공공기관장인 한국잡월드 이사장이 기관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자회사가 필요하다고 노골적으로 말하며 강행하는 것에 분노했다.
노동자들은 문재인 정부가 이를 방치하고 있다며 정부가 나서서 해결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공기관의 목적이 장사여서는 안 된다. 문재인 정부가 직접 답하라”
노동자들 사이에서는 사측이 자회사 전환을 강행하며 해고까지 협박하는데도 모르쇠로 일관하는 정부에 대한 불만이 점점 커지고 있다.
■ 학교비정규직 초등돌봄노동자대회
초등돌봄노동자(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1000여 명은 8시간 전일제 전환과 임금 인상을 요구했다. 정부는 '온종일 돌봄 체계'를 말하면서 노동자들의 조건 개선은 예산이 없다고 외면하고 있다.
행진과 집회 내내 노동자들은 저임금과 저질 시간제 일자리에 대한 울분과 분노를 거침 없이 쏟아냈다. 특히 문재인 정부 들어서도 처우가 개선되지 않고 노동자의 희생을 강요하는 현실에 불만이 매우 컸다.
“단시간 일자리라고, 수년간 헌신해 온 우리를 알바 취급한다”, “상시적으로 초과근무를 하는데, 이 시간은 무료노동이다”, “다른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제공되는 복지를 반쪽만 제공받고 있다.”
■ 철도노동자 총력 결의대회
철도노동자 2300여 명이 모여 임금 삭감 저지와 인력 충원을 요구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도 철도 노동자들의 조건은 별로 달라진 게 없다. 반복되는 임금 삭감 압박, 인력 부족으로 한 해 300건이 넘는 산재가 발생하는 현실 등으로 노동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집회 분위기도 활력이 넘쳤다.
“우리가 임금을 대폭 올려 달라는 것도 아니고 삭감하지 말라는 최소한의 요구를 하고 있다.”, “인건비 부족이 우리 잘못도 아닌데, 언제까지 임금 깎아야 한다는 얘기를 들어야 하나?”
철도노조는 다음주부터 지부별 총회를 열고 파업 준비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코레일네트웍스와 콜센터 등 철도비정규직 노동자들도 10월 31일 임금 인상 등 처우 개선을 요구하는 집회를 연다.
■ 전교조 총력투쟁대회
법외노조 즉각 취소, 성과급과 교원평가제 취소를 요구하는 집회에 전교조 교사 2000여 명이 참가했다. 근래 들어 가장 많은 수가 참가한 것이다. 문재인 정부가 법외노조 철회와 같은 간단한 문제조차 해결하지 않는 것에 분개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노동자들은 성과급과 교원평가제를 비판한 현장 발언에 크게 호응했다. 반면, 유은혜 장관과의 교섭을 강조한 위원장의 발언은 별 관심을 끌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