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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스 캘리니코스 논평:
중국의 부상을 저지하려 애쓰는 미국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는 이번 유럽 순방 때도 가는 곳마다 시비를 걸었다. 그러나 정말 중요한 문제는 미·중 관계다.

3월에 시작된 미·중 무역 전쟁에서 트럼프는 중국의 대미 수출품 약 절반에 관세 폭탄을 부과했고, 중국도 마찬가지 수법으로 대응했다.

최근 트럼프는 몇몇 긍정적인 신호를 내비쳤다. 트럼프는 10월 29일 트위터를 통해, 중국 국가주석 시진핑과 “무역 문제에 역점을 둔 … 매우 유익한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11월 말 개최될 G20 정상회의 때 [중국과] 타협할 수 있다는 기대를 부추겼다. 어쨌든 7월에도 유럽연합과의 무역 전쟁에서 물러섰으니 말이다.

분명 트럼프 정부 내 일부 인사들은 이런 전망을 달가워하지 않는다. 11월 9일 백악관 국가무역위원장 피터 나바로는 “세계주의 억만장자들”을 향해 경악스런 공격을 퍼부었다.

나바로는 중국이 트럼프로 하여금 관세 부과 정책을 철회하게 하려고 “영향 공작”을 벌이고 있는데, 이들이 그것을 수행하는 “미등록 외국 요원들”이라고 비난했다. “세계주의자들”은 “유대인들”이라는 말처럼 극우가 유대인 배척의 의미를 심어 쓰는 표현이 됐다.

9월에 중국 정부가 미국 주요 은행의 최고경영자들을 초대해 국가부주석 왕치산과 면담케 했다는 것은 사실이다.

위협

그러나 그들의 중국 방문은 “유대인 금융가들”[이 세계를 주무른다는] 음모론과 아무 관계가 없다. 미국 은행과 기업들은 자유시장적 세계경제 하에서 수익성은 높고 임금은 낮은 지역으로 자본을 자유롭게 이동시킬 수 있었던 덕에 큰 이득을 봐 왔다.

그렇다고 해서 미·중 무역 갈등이 그저 트럼프가 개인적으로 별종이라 벌어졌다는 뜻은 아니다. 중국 공산당은 1978년부터 중국을 세계 시장에 편입시키기 시작했는데, 중국이 기업들에게 그저 임금 낮은 나라에 불과했던 적은 없다.

중국 공산당은 은행과 제조업 기업들을 국가 통제 하에 둬 왔다. 이제 중국은 경제 규모가 세계 2위이며 세계 최대 제조업 국가이자 수출국이다.

시진핑 정부의 핵심 정책 하나는 ‘중국제조2025’다. 이 정책은 첨단(하이테크) 기술을 더욱더 발전시켜서 중국 경제의 수준을 한 단계 높이려는 정책이다.

중국 기업에 자기 나라 시장을 잠식당할까 봐 우려하는 서방 기업과 정부들은 이 정책에 두려움을 느낀다. 중국이 가치 있는 지적 재산을 노리고 서방 기업들을 인수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도 널리 퍼져 있다.

7월에 미국과 유럽연합은 무역 전쟁을 휴전하기로 하면서 중국이 서방의 기술을 훔쳐가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 대놓고 그렇게 표현한 것은 아니지만 ─ 공동 조사하기로 했다.

이는 단순히 경제적 경쟁 문제가 아니다. 중국의 부상은 미국 자본주의의 세계적 헤게모니에 가해진 위협 중 가장 심각한 것이다.

미국은 군사적 용도로 전환될 수 있는 인공지능 연구에 중국인민해방군과 연계가 있는 기업들이 접근하려 하는 것을 두려워 한다.

미국과 유럽 국가들 모두 (영국도 마찬가지다) 자국 안보에 영향을 줄지도 모를 [분야에 대한] 중국의 투자를 단속하기 시작했다.

중국도 긴장감을 느끼고 있다. 시진핑은 마오쩌둥의 오랜 구호였던 “자력갱생”을 부활시켰다.

중국 국방부장 웨이펑허는 중국인민해방군이 주최한 국제 회의에서 대만 섬이 “중국의 핵심 이익”이라며 이렇게 경고했다. “대만을 중국에서 떼어 내려는 자가 있다면 인민해방군은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대응할 것이다.”

대만은 과거에는 중국의 일부였으나, 지금은 미국의 지원 덕에 독립한 상태다.

미국은 태평양에서 2년마다 벌이는 대규모 다국적 해군 훈련인 환태평양군사훈련(Rimpac)에 중국을 참가시키지 않았다. 그리고 미국은 중국인민해방군 일부가 러시아산 S-400 미사일방어체계를 구입했다는 이유로 제제 조처를 가했다.

그런데 이런 조처에 관해서는 미국 지배자들 사이에 이견이 없다. 미국 지배자들은 태평양과 유럽을 모두 관장할 권리가 미국에 있다고 생각한다.

미국 기업가들 사이에 트럼프의 관세 부과에 대한 반대가 많지만, 그들은 중국에게 누가 최고인지를 보여 줄 의도의 조처는 괜찮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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