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노란 조끼’ 시위의 전진:
마크롱이 한발 더 물러섰지만 더 많은 시위가 예정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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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이 “노란 조끼” 시위에 밀려 한 발 더 물러섰지만, 운동은 멈추지 않고 있다.
12월 8일에 더 많은 시위가 열릴 계획이다. 그리고 투쟁에 나서는 노동자들도 많아지고 있다.
이미 [12월 4일] 프랑스 총리 에두아르 필리프가 유류세 추가 인상을 6개월 보류하겠다고 발표했다. 다음 날인 12월 5일 필리프는 유류세 인상 계획을 정부 예산안에서 완전히 빼겠다고 밝혔다.
마크롱은 이 양보로 시위가 끝나기를 바랐다. 그러나 이 양보는 마크롱이 강하지 않음을 보여 줬고, 더 많은 사람들이 싸움에 나설 용기를 얻었다.
노란 조끼 운동의 대변인으로 언론에 나온 재클린 모로는 마크롱의 양보가 “유감스럽게도 너무 늦었다”고 했다. 모로는 이렇게 말했다. “[유류세 인상 철회가] 옳은 방향이긴 하지만, 내 생각에는 이 양보로 운동이 근본에서 변하지는 않을 것이다.”
다른 여러 세력들이 자기 고유의 요구를 내놓고 있다.
프랑스 최대 노동조합 연맹인 노동총동맹(CGT) 소속 에너지 부문 노동자들은 12월 13일부터 48시간 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노동총동맹은 노란 조끼 운동에 힘을 보태고 싶다고 분명히 하면서, 조합원들이 “이 나라가 현재 경험하고 있는 [노란 조끼] 시위에 참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파업은 [국영전력회사] 프랑스전력청(EDF), 가스·전력 공급 업체 엔지 등 여러 에너지 기업에 타격을 줄 것이다.
노동총동맹은 처음에는 노란 조끼 운동을 무시하고 비난했다. 이제 CGT는 성명을 발표해, 애초의 입장에 대한 사람들의 비판이 있었으며 “정당한 분노가 표출됐다”고 시인했다.
연대·단결·민주노조(SUD) 산하 철도노조는 조합원들에게 12월 8일 시위에 동참할 것을 호소했다. 이 노조는 노란 조끼 시위 참가자들이 “국영 철도를 무료로 탈 수 있어야 한다. 철도는 민중의 것이기 때문이다” 하고 밝혔다.
12월 9일 저녁부터 화물차 운전 노동자들이 전국적 파업에 돌입할 계획이다. 노동자들은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고등학생들은 12월 11일을 정부에 맞선 “검은 화요일” 전국 행동의 날로 선포하고, 동맹휴업·도로봉쇄·점거 등을 벌일 계획이다. 이미 프랑스 곳곳에서 학생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곤봉
일부 지역에서 경찰은 곤봉을 휘두르고 최루탄을 쏘며 학생들을 공격했다. 혁명적 사회주의자들이 다수인 반자본주의신당(NPA)은 이렇게 밝혔다. “반자본주의신당은 경찰 폭력 희생자들과 희생자 가족·친지들을 전적으로 지지한다. 운동은 더 커져야 한다.
“권력에 맞선 분노는 정당하고, 시위는 권리다. 경찰 폭력이 증대하고 있는데, 이는 중단돼야 한다.”
노란 조끼 운동은 스스로 새로운 요구를 제기하고 있다.
우파는 노란 조끼 운동 안에서 영향력을 키우고자 한다. 그러나 투쟁이 커지고, 특히 파업과 연결된다면, 노란 조끼 운동 안에서 인종차별주의자들을 몰아낼 수 있다.
최근 노란 조끼 운동 일각에서 일련의 요구안이 발표됐다. 법인세 인상, 영세 사업자에 대한 감세, 정년을 60세로 앞당기기[프랑스는 연금이 비교적 좋아서 한국과 달리 노동자들이 정년을 앞당기기를 바란다], 월 최저임금 1000파운드[한화로 약 143만 원] 인상 등이 포함돼 있다.
또 “난민들의 처우가 개선돼야 한다”고도 요구했다.
유럽 곳곳에서 극우가 성장하고 있다. 노란 조끼 운동은 사회적 분노가 어떻게 좌파적 아이디어 쪽으로 이끌릴 수 있는지를 보여 준다.
자기 뜻대로 운동을 이용하고자 하는 노동조합 상층 지도자들이나 정치인들이 운동의 고삐를 쥐지 못하게 하는 것이 사활적으로 중요하다.
정부의 사소한 양보로는 부족하다. 마크롱이 퇴진해야 하고, 노동계급에 대한 공격이 철회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