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개혁을 통한 인권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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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난 5월 18일 국가인권위원회 배움터에서 〈시민의 신문〉과 인권실천시민연대가 공동으로 주최한 “남북화해시대 보안경찰의 역할과 방향”이라는 제목의 토론회에 참가했다.
이 토론회는, “검찰의 문어발식 권력독점”에는 반대하지만 “경찰개혁을 통한 인권보장”이 가능한지에 대해 의문을 갖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토론자로 나선 공안문제연구소 연구원 유씨는 보안경찰은 “냉전시대 공산세력으로부터 나라를 지켜낸 숨은 공로자”라고 치켜세웠고 “국가 안보 요소가 사라지지 않는 한 공안기능 축소는 있을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남영동 분실에서 박종철 씨를 죽게 한 것은 사실 아니냐”는 항의에 대해서도 “대법원 판결에 어디 ‘살인’이라고 나와 있느냐”며 실정법에 따른 정당한 법집행이었다고 우겼다.
또, 60여 명의 보안경찰들이 방청객으로 참가했는데, 이들은 자신들의 연사가 반론을 펴면 박수를 보내고 반대편 연사가 자신들을 비판하면 야유를 보내는 등 전혀 변화된 모습을 보여 주지 않았다.
그들의 “사명감”은 사회 진보를 추구하는 어떤 사상과 정치 세력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섬뜩한 적개심으로 다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