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택시업계 집회가 열린 12월 20일(목), 대리운전 노동자들은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대리운전 노동자와 택시 노동자를 사지로 내몰고 있는 카카오와 이를 방조하는 정부를 규탄하고 책임 있는 대책을 촉구하기 위해서이다.
현장발언을 한 전국대리운전노조 김주환 위원장은 대표적 플랫폼 기업 카카오를 규탄했다. 카카오가 대리운전과 택시 사업에 진출해 시장을 장악한 뒤, 이윤 몰이로 노동자의 숨통을 조여 결국 한 택시 노동자를 죽음에 이르게 했기 때문이다.
이어 정지구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 수석부위원장이 현장발언을 이어갔다. “대리운전 노동자들과 마찬가지로 카카오가 택시 노동자들에게 무상 콜 서비스를 제공하며 장악하더니 이제 모든 것을 박탈하려 하고 있다. 카카오에 맞서 대리운전 노동자들과 함께 연대해 투쟁하겠다.”
김영태 퀵서비스 노동조합 위원장은 악덕 기업 카카오는 노동자의 삶을 빼앗고 망가뜨리는 만행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또한 참가자들은 정부의 기업 편들기를 규탄하며 책임 있는 대책을 촉구했다. 정부는 카카오의 카풀 서비스와 카카오T택시 그리고 카카오T대리 등이 4차산업혁명의 핵심과제 중 하나인 “공유경제”라며 전방위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정부는 카카오의 프로그램 사용 비용 유료화와 일감 빼앗기로 산산조각 난 노동자들의 생존권은 무책임하게 방치했다. 완전월급제와 사납제 폐지 등을 요구해 온 택시 노동자들의 목소리와 노동기본권, 대리운전법 등을 요구해 온 대리운전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외면해 왔다.
이남신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상임 활동가는 태안화력발전소 하청 노동자의 죽음과 택시 노동자의 죽음이 서로 맞닿아 있다며 이윤을 앞세우며 책임을 회피하는 자본을 규탄했다.
노동자연대 신정 학생 회원은 아버지가 대리운전을 한다며 노동자들의 투쟁을 응원했다. “문재인 정부가 규제를 풀어 기업의 노동자 착취를 응원하고, 카카오가 만든 일자리는 사람을 죽음으로 몰아갔습니다. 대리운전 노동자들이 노조할 권리를 위해 싸우고 카카오에 맞서 싸우는 것은 불안정한 청년들의 미래에 안전한 일자리를 보장하는 정의로운 투쟁이기도 합니다”
참가자들은 “카카오는 노동자 죽이는 프로 서비스[프로그램 사용비 유료화]와 카풀 서비스를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또 “정부는 대리운전, 택시, 퀵서비스, 배달 등 앱 기반 산업에 종사하는 플랫폼 노동자들의 노동권과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적 대책을 즉각 마련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