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3일 제주도청 앞에서 ‘제주 영리병원 철회! 원희룡 퇴진 집회’가 열렸다. 이날 집회는 2019년 제주 영리병원 저지를 위한 선포식과 같았다.
무엇보다 지난해 12월 5일 원희룡이 공론조사위원회의 불허 권고를 뒤집고 영리병원인 녹지국제병원의 개원을 허가한 이래 최대 규모의 집회였다. 보건의료노조는 전국 각지의 노조 간부 300여 명을 집결시켰다.
보건의료노조 나순자 위원장은 과잉진료와 의료비 폭등, 인력 부족과 노동강도 강화로 이어진 미국의 영리병원을 언급하며, 한국에서 “단 하나의 영리병원도 허용”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이를 위해 보건의료노조는 총파업까지 불사하며 전면 투쟁을 하겠다고 한다.
대다수 제주도민이 반대하는데도 원희룡 자신이 한 약속까지 어기며 추진하는 것인 만큼, 투쟁이 강력해야 영리병원을 저지할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보건의료노조가 파업을 선언한 것은 의미가 크다. 2014년 박근혜 정부가 의료영리화를 추진할 때도 보건의료노조와 의료연대본부 노동자들이 파업과 항의 행동을 하고 여기에 범국민서명 등이 결합돼 영리화를 저지할 수 있었다.
제주 영리병원 승인과 허가 절차를 둘러싼 의혹은 점점 커지고 있다.
보건의료단체연합 우석균 정책위원장은 “제주도 조례를 보면 사업자가 병원 운영 경험이 있어야 하고 국내자본의 우회 투자 의혹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하면서, 그러나 녹지그룹은 병원 운영 경험이 없다는 점을 폭로했다. 그런데도 녹지병원의 사업계획서는 보건복지부 승인을 받았고, 이 사업계획서는 지금까지 한 번도 공개된 적이 없다.
우석균 정책위원장은 “원희룡 도지사가 지난 선거 때 했던 공론조사위원회 결정을 따르겠다는 약속을 어긴 것과 함께, 사업계획서를 공개하지 않는 것은 도민과 우리 모두를 우롱하는 것”이라며 도지사 자격이 없음을 강하게 규탄했다.
이날 집회 참가자들은 원희룡이 면담 요구를 거절한 것에 항의해 도청에 진입해 규탄 집회를 했다. 이어서 제주 도심을 행진하며 영리병원 철회와 원희룡 퇴진을 외쳤다.
한편, 문재인 정부는 영리병원을 늘릴 계획이 없다면서도 제주 영리병원 허가는 문제삼지 않는다. 이는 문재인 정부가 규제프리존법 제정, 원격의료 추진 등 의료 영리화 정책을 추진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런 상황에서 민주노총, 보건의료노조 등이 이날 제주도청에 모여 2019년을 영리병원 저지의 해로 만들겠다고 선포한 것은 의미가 크다. 이를 계기로 제주 영리병원 철회와 원희룡 퇴진뿐 아니라 문재인 정부의 의료 영리화 정책 전반에 맞서는 운동을 건설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