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김용균 사망 :
정부는 정규직화 포함 재발 방지 대책 내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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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22일 고 김용균 씨의 시신이 태안에서 서울로 올라왔다. 고인이 죽은 지 44일이 지난 날이다. 장례를 치르지도 못하고 시신을 서울로 옮겨야 하는 유족의 마음은 오죽할까.
이 와중에 〈조선일보〉는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이 통과됐는데도 장례를 치르지 않고 민주노총이 투쟁을 강화한다고 밉살스럽게 이죽거렸다. 경총 회장은 구멍 숭숭 뚫린 개정 산업안전보건법이 기업에 부담을 준다고 불평했다.
그러나 한 평범한 노동계급 가정이 이토록 애를 끊는 결정을 한 것은 문재인 정부의 책임이다. 무엇보다, 문재인 정부가 ‘돈 안 들이고 말로 때우는 개혁’을 고집하는 탓이다.
문재인은 “고인의 죽음을 헛되이 하면 안 된다”고 했다. 그리고 청와대는 유족 만남 제안이 “유효”하다고 했다. 또, 유족과 고(故) 김용균 시민대책위(시민대책위)가 요구하는 진상규명위를 얼마간 수용하겠다고 한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는 재발 방지 대책과 발전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요구에 대해서는 모질다. 돈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는 최저임금을 1만 원으로 인상하겠다는 약속도 마찬가지 이유로 배신했다.
정부는 노·사·전협의체를 통해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여부”를 논의해 보자고 한다. 그러나 노동자들은 시간만 끌다가 정규직 전환이 불투명한 안을 내놨다고 크게 불만이다.
시민대책위는 정부 답변이 미흡하다고 결론 내렸다. 그래서 지난 1월 19일 시민대책위의 중추인 민주노총이 전국노동자대회를 개최했다.
노동자 1만 명이 참가했다. 지난해 12월 11일 김용균 씨가 사망한 이래 가장 많은 노동자들이 참가했다. 그 덕분에 특히 태안발전소 젊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크게 힘을 받았다고 한다. 이들은 개정 산안법이 미흡하다며 크게 반발했었다.
집회에는 공공운수노조, 금속노조, 건설노조에서 조합원들이 많이 참가했다. 공공운수노조는 발전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가입해 있는 노조다. 고 김용균 씨 어머니는 1월 14일 대구에서 열린 금속노조 대의원대회에 참석해 절절하게 참가를 호소했다. 건설노조 전기 노동자들은 전날 한국전력(발전회사들의 모회사)에 배전 예산 확충과 외주화 중단을 요구하며 하루 파업을 했다. 금속과 건설 조합원들이 김용균 씨의 죽음을 남의 노조 일로 보지 않고 많이 참가한 것은 훌륭한 일이다.
또, 이날 대회는 노동자들의 분위기와 정서가 바뀌고 있음도 보여 줬다. 노동자대회 참가자들은 좌파 노동·정치 단체들의 공동 성명인 ‘민주노총은 경제사회노동위위원회 불참과 대정부 투쟁을 결의해야 한다’에 너도나도 서명했다. 문재인의 친기업 우경화 행보에 노동자들이 반발하면서, 문재인 정부 초기에 회자된 ‘문재인 활용론’이 사그라들고 있음을 보여 주는 풍경이었다.(자세한 소식은 ‘1월 19일 노동자대회와 5차 故 김용균 추모 집회 ― 1만 명의 노동자들이 문재인 정부를 성토하다’ 기사를 읽어 보시오.)
민주노총 지도부가 경사노위 참가 설득을 위해 전국 순회까지 한 노력을 김용균 씨 사망 항의 운동에 쏟았다면 그 규모가 더 커졌을 것이다. 그랬다면 대정부 압박도 더 강화됐을 것이다.
정치적
1월 22일 김용균 씨의 분향소(시신)가 태안에서 서울로 올라왔다. 시민대책위는 문재인 정부의 책임을 더 분명하게 묻고 대정부 항의를 강화하겠다고 했다.
도둑이 제 발 저리다고, 민주당은 흔한 논평조차 내지 않았다. 한국당은 말해 무엇하랴.
정의당 이정미 대표는 당일 고 김용균 씨의 서울대병원 빈소를 방문했다. 정의당은 김용균 씨 사망 항의 운동의 일부로 참가해 왔다.
김용균 씨 시신이 서울로 올라왔다는 것은, 그의 죽음이 더한층 정치적으로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뜻이다. 국무총리 이낙연이 다음 날(23일) 빈소를 방문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그러나 그의 답변은 정부의 기존 입장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정의당이 정부와 운동 사이에서 중재자 구실을 하기보다 운동의 대의와 요구를 옹호하는 주장과 활동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창원 성산구 보궐선거가 전국적 정치 이슈가 돼 가는 상황을 이용해 재발 방지 대책과 발전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에 대한 정부의 미온적 조처를 폭로해야 한다.
민주노총은 1월 28일 대의원대회를 앞두고 있다. 좌파들이 의기투합해 경사노위 참가 반대와 대정부 투쟁 결의를 조합원들에게 선동하고 있다. 대의원들이 경사노위 참가를 부결시키고 김용균 씨 사망 항의와 최저임금·탄력근로제 개악 반대 등 대정부 투쟁 건설을 힘 있게 결의한다면, 김용균 씨 사망 항의 운동을 더한층 성장시킬 소중한 계기가 될 것이다.
진상규명 및 책임자 처벌! 위험의 외주화 중단! 비정규직 이제 그만!
6차 범국민추모제
- 시간: 2019년 1월 27일(일) 오후 3시
- 장소: 광화문
- 주최: 청년비정규직故김용균시민대책위
※ 6차 범국민추모제는 김용균 씨가 사망한 지 49일째가 되는 1월 27일(일)에 개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