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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학생들, 시설 노동자 파업 연대에 나서다

2월 10일 일요일 서울대 시설관리 노동자들의 파업 농성장에 학생 20여 명이 지지 방문을 갔다. 하루 전 ‘서울대 시설관리직 문제해결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가 긴급히 호소한 지지 방문에 주말인데도 많은 학생들이 호응해 달려온 것이다.

비정규직 없는 서울대 만들기 공동행동, 서울대학교 비정규직 노동자의 소리를 전하는 학생모임 ‘빗소리’, 정의당 서울대학교 학생모임, 사회변혁노동자당 서울대분회, 노동자연대, 노동자연대 학생그룹 등 학내외 단체에 소속된 학생과 지지자 들이 참가했다.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조선일보〉 등 우파들이 파업 노동자와 학생을 이간하려 애쓴다. 하지만 파업 농성장을 방문한 학생들은 투쟁을 지지하는 학생도 많다고 강조했다.

여러 학생이 컵라면과 음료수 등 연대 물품을 전달하고, 지지 성명과 팻말을 농성장에 부착했다.

노동자들이 파업 때문에 학생들 불편하게 만들어서 미안하다고 하자, 학생들은 “오히려 그동안 당연하게 여긴 따뜻함과 편리함이 여기 계신 노동자들 덕분이었음을 알게 됐다”고 했다.

한 학생은 “우리의 교육환경은 노동자들의 노동에 빚지고 있다. 그런데 노동자들의 조건 개선은 무시하면서 ‘교육권’ 운운하는 학교의 태도는 위선이다” 하고 꼬집었다.

여러 학생들이 앞으로 다른 학생들을 많이 설득해서 연대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노동자들은 학생들의 발언을 들을 때마다 큰 박수와 환호를 보내며 고마워했다. 학생들의 지지에 노동자들의 표정도 한결 밝아졌다.

이성호 분회장은 앞으로 학생들과 연대를 더욱 다져 나가겠다고 밝혔다. 오세정 신임 총장은 노동자들의 요구에 즉각 응답해야 한다.

학생들의 지지 방문 주말 중에도 서울대 시설관리 노동자 투쟁에 연대하는 학생들이 농성장을 방문해 지지와 연대를 보냈다. ⓒ서울대 시설관리직 문제해결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따뜻한 연대 학생들이 파업 농성장에 연대 물품을 전달하고 있다. ⓒ서울대 시설관리직 문제해결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당신의 노동은 나의 일상입니다" 시설관리 노동자들이 학생들의 파업 지지 대자보를 부착하고 있다. ⓒ이시헌

노동자연대 학생그룹 회원들이 농성장에 파업 지지 성명과 팻말을 부착했다. ⓒ연은정

다음은 노동자연대 학생그룹이 2월 10일 발표한 성명 전문이다.

“우리도 진짜 정규직으로 대우하라!”

서울대 시설관리 노동자 점거 파업을 적극 지지하자

전국민주일반연맹 서울일반노조 소속 서울대 기계·전기 분회 노동자들이 2월 7일부터 점거 파업을 벌이고 있다. 노동자들은 정부의 ‘말 뿐인 정규직화’에 반발해 제대로 된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행정관, 도서관 등 기계실 4곳을 점거했다.

노동자들은 시중노임단가 수준 임금 인상, 상여금 지급, 기존 정규직과의 차별 없는 복지 등을 요구한다. 지극히 정당하고 당연한 요구이다.

2018년 3월 서울대 당국은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정책에 따라 청소·경비·기계·전기 등 용역·파견 노동자 763명을 무기계약직으로 직접고용했다. 그러나 노동자들의 처우는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

노동자들은 여전히 저임금을 받는다. 청소 노동자들은 용역업체 소속이던 시절에 그 해 최저임금보다 500원 정도 높은 시급을 받았지만, 무기계약직이 된 이후에는 도리어 최저임금만 받게 됐다. 정규직 직원들이 받는 정액급식비, 명절휴가비, 복지포인트 등도 받지 못한다.

문재인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 정책이 문제가 있었음은 여기서도 드러난다.

게다가 정부가 발표한 ‘정규직화 가이드라인’은 명절 휴가비, 복지포인트 등에 차별이 없도록 하라고 돼 있는데, 서울대 당국은 이조차 지키지 않은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이에 대해서도 아무런 조처도 없다.

한편, 노동자들이 파업에 나서자 서울대 출신 우파 정치인 하태경 등 우파들은 파업이 “반인륜적”이라고 비난했다. 마치 학생들을 위하는 척하며 말이다. 그러나 우파들은 학생들을 위한 교육의 질 개선을 위해 한 일이 아무것도 없다. 오히려 더 망쳐 왔다.

〈조선일보〉는 그답게 원색적이다. 노동자들이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을 “인질”로 삼았다고 말이다. 공공부문 일자리 확대 반대하고, 기업 구조조정 지지하고, 노동조건 악화시키자고 주장하는 등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을 더 고통스럽게 하자는 〈조선일보〉가 학생들을 걱정하는 척하다니, 메스꺼울 뿐이다.

기계·전기 등 대학 노동자들은 학생들의 쾌적한 학습 환경을 만드는 중요한 일을 한다. 이 노동자들이 제대로 된 처우를 바라며 벌이는 파업에 대해 우파들은 한 마디 할 자격도 없다.

안타깝게도 서울대 총학생회는 “노조의 정당한 파업권을 존중한다”면서도 “노조에 도서관을 파업 대상 시설에서 제외해 달라고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는 파업권을 존중하는 자세가 아니다. 사태의 원인은 무늬만 정규직 전환을 해 놓고 노동자들을 기만한 서울대 당국에게 있다.

서울대 당국은 노동자들을 정규직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제대로 대우해야 한다.

우리는 학생과 노동자를 분열시키려는 주장에 반대하며 정당한 투쟁을 벌이는 서울대 기계·전기 노동자들에게 적극적인 지지와 연대를 보낸다.

오세정 신임 총장은 즉각 노동자들의 요구를 수용하라!

2019. 02. 10.

노동자연대 학생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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