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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
식당 비정규직 노동자 임금 삭감 중단하라

현대·기아차와 현대푸드 사측이 연초부터 식당 노동자들의 임금을 삭감하는 공격을 하고 있다.

현대푸드는 범 현대가의 대부분 공장과 사무실 등 전국에서 영업장 3000곳을 운영하고 있다. 핵심 사업장은 단현 현대·기아차 등 대공장 식당이다.

지금 이곳에서 사측은 법정 최저임금 인상분을 적용하지 않으려고 상여금을 월마다 쪼개기 지급하는 공격을 하고 있다. 사측은 노조와 일언반구 상의도 없이 지난달부터 600퍼센트의 상여금을 50퍼센트씩 월 분할해 지급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현대푸드는 노동자들의 임금 몫을 “매월 13억 7100만 원, 연간 164억 원”을 아낄 수 있는 금액이라고 한다.(금속노조)

지난해 문재인 정부가 최저임금 인상을 무력화할 수 있도록 개악해 이런 공격의 길을 터 줬다. 더구나 지난해 통과된 최저임금법의 ‘최저임금 변경 절차에 관한 특례’ 조항에 따르면 노조의 동의가 아니라 의견 청취만으로 취업규칙 변경도 가능하게 됐다.

이번 공격은 특히 원청인 현대·기아차 사측이 강하게 원한 것이다. 현대차 부회장 윤여철은 지난달 상여금 월 분할 지급과 임금체계 개악을 강하게 압박했고, 정규직 노조 지도부가 상여금 월 분할을 거부하자 일단 식당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먼저 공격을 시작한 것이다.

지난 2월 16일, 현대·기아차의 식당 노동자 250여 명은 일방적 상여금 분할 지급 철회, 노조 탄압 중단 등을 요구하며 (현대푸드 본사가 있는) 압구정 현대백화점에서 규탄 집회를 개최했다.

ⓒ제공 기아차 노동자

이날 기아차 화성 식당 노동자들은 쪼개기로 지급된 상여금 50퍼센트를 모두 모아 현금으로 반납하기도 했다. 특히 집회에는 지난해 말부터 새롭게 노조를 조직하며 투쟁에 나선 현대차 울산과 전주 공장의 식당 노동자들, 바로 얼마 전 노조를 결성한 현대차 남양연구소 식당 노동자들이 대열의 주축을 이뤘다.

현대푸드는 지난 몇 년간 노동자들의 임금을 공격했다. 그렇게 해서 지난해에만 1358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전년 대비 59퍼센트나 성장한 수치다.

노동자들은 낮은 임금을 벌충하기 위해 지난해까지 주당 평균 70~80시간의 살인적인 노동에 시달렸고, 만성적인 인력 부족으로 산재 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사측은 지난해 주 52시간제 시행을 핑계 삼아 임금을 크게 삭감했다. 임금 보전 없이 노동시간만 줄여 노동자 1인당 연간 1000만 원 이상의 임금이 삭감됐다. 노조가 없었던 현대차 공장들뿐 아니라 노조가 있는 기아차 화성 공장에서도 이런 공격이 관철된 것은 무척 아쉬운 일이다. 기아차 식당 조합원들 사이에서 이 문제는 매우 뜨거운 불만거리였는데, 안타깝게도 사내하청지회 집행부가 제대로 싸워 보지도 않은 채 임금 삭감을 수용하는 근무형태 변경안에 합의하고 말았다.

노조가 없던 현대차 공장들에서는 이에 더해 임금피크제 도입까지 추진됐다.

지난 수년간 지독한 임금·조건 공격에 시달리던 현대·기아차 식당 노동자들이 새롭게 노조도 만들고, 처음으로 공동 투쟁도 시작한 것은 무척 반가운 일이다. 현대·기아차의 정규직 노동자들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을 물심양면으로 지원하고 함께해야 한다.

ⓒ제공 기아차 노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