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학교 청소년상담사 집단해고 철회 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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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의 해고 칼바람은 올해도 멈추지 않았다.
지난 6년간 경기도 화성시 41개 학교에서 학생 3만여 명을 책임져 온 학교 청소년상담사 40여 명이 지난해 12월 31일 집단해고 통보를 받았다. 상담사들은 부당한 해고에 맞서, 실제 사용자인 경기도교육청에 고용 보장을 요구하며 57일째 투쟁 중이다. 오늘(2월 21일)로 단식농성 4일차에 돌입했다.
2012년에 경기교육청은 화성시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화성시에 있는 학교의 상담 업무를 화성시로 떠넘겼다.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지 않으려는 경기도교육청의 꼼수로, 매년 위탁기관이 변경되고, 쪼개기 계약을 강요받는 등 6년 넘게 극심한 고용불안에 시달려 온 것이다. 올해는 1년도 아닌 10개월 쪼개기 계약을 강요 받아서 이에 항의하던 중, 문재인 정부의 3단계 공공부문 민간위탁 정규직 전환 심의안 발표를 앞두고 하루아침에 해고 날벼락을 맞았다.
화성시는 이재정 경기교육감의 재선 공약인 ‘1학교 1상담 교사 배치’ 사업을 핑계로 사업 중단을 선언했다. 그러나 실제 사용자인 이재정 교육감은 자신에게 고용 책임이 없다며 화성시에 책임을 떠넘기며 시간을 끌고 있다. 이재정 교육감의 공약 이행을 위해서도 상담사들을 경기도교육청이 직접 고용해야 하는 게 마땅한데도 말이다.
또 문재인 정부가 약속한 ‘3단계 공공부문 민간위탁 정규직 전환 대책’은커녕 민간위탁을 정당화하고 유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민간위탁 정책 추진방향(안)’을 내놓았다. 문재인의 엉터리 정규직 전환 대책이 차라리 없었다면 해고는 피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불만이 나올 정도이다.
학교 교육에 필수적인 업무를 상시적으로 담당하고 있는 상담사 등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일회용품 취급하는 것은 경기도교육감과 문재인 정권, 민주당 소속의 화성시장 모두 마찬가지다. 이들이 이번 화성시 학교 청소년상담사 집단해고의 공범인 셈이다.
상시·필수 업무를 맡아온 상담사들
화성시 학교 상담사들은 경기도교육청이 고용한 다른 무기계약직 상담사들과 똑같은 업무를 상시적으로 해 왔다. 그러나 간접고용 비정규직이란 이유로 차별을 받아 왔다. 매년 400건이 넘는 상담을 하지만 기본급 179만 원을 받는 것이 전부다.
위기 학생에 대한 집단 또는 개별 상담, 학생들의 심리 치료를 위한 학부모 상담, 외부 전문기관과의 연계, 자살 사안 학생들에 대한 심화 상담, 학교폭력전담기구 안에서도 활동하며, 심지어 학교 생활에 어려움을 느끼는 교사들에게도 지원과 상담을 해 주는 등 학교 상담사들은 학교에서 어떤 노동자도 할 수 없는 수많은 구실을 해 왔다.
뿐만 아니라 학생들에게 더 전문적인 상담 프로그램을 제공하기 위해 자비로 자기연찬을 하고, 상담 수퍼비전을 의뢰하는 등 학생들의 행복한 학교생활을 지원하기 위해 헌신해 왔다. 이런 상담사를 가슴 절절한 사연으로 기다릴 아이들을 생각한다면, 경기도교육의 책임자인 이재정 교육감이 상담사들의 고용을 나 몰라라 할 수 없다. 이재정 교육감의 작금의 행태는 반교육적, 반인권적, 반노동적이다!
더구나 경기도교육청 예산은 6퍼센트 증가해 15조 원이 넘는다고 한다. 이재정 교육감이 상담사들의 고용을 책임지지 못할 이유는 전혀 없다.
상담사 40여 명이 해고되면 41개 학교 중 고작 5개 학교만 상담사가 재배치되고, 나머지 화성 지역 학교의 학생 2만 5000여 명은 상담사 없는 학교를 다니게 된다. 당장 신학기에 적응하기 힘든 학생들을 돕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이것은 학교 교육의 질을 저하시키는 문제이기도 하고, 현장에서 상담사들과 협력하는 교사들의 문제이기도 하다. 상담사들의 고용 보장 투쟁에 전교조 교사들이 관심을 가지고 적극 연대해야 하는 이유다.
새 학기를 앞둔 2월 안으로 화성 학교 청소년 상담사들의 해고를 철회하기 위해 경기도교육청 앞에서 2월 21일과 28일 오후 5시 30분에 집중결의대회를 할 예정이다.
이재정 교육감의 반교육적 행태에 맞서 전교조 교사들도 이 투쟁을 지지하고 함께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