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제리 항쟁 참가자들이 말한다:
“대통령뿐 아니라 모두 퇴진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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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제리 대통령 압델 라지스 부테플리카가 대중 시위와 파업에 밀려 물러나게 됐다.
20년이나 장기 집권했던 부테플리카는 4월 2일 밤 사임하겠다고 발표했다. 알제리 지배계급은 아래로부터 대중운동에 밀려 부테플리카를 더는 지킬 수 없었다.
이제 알제리 지배자들은 부테플리카를 대체할 사람을 찾고 있다. 그런 사람이 집권해 알제리 대중의 공세를 저지하기를 바라면서 말이다.
3개월 후로 예정된 차기 대선 전까지 상원의장 압델 카데르 벤살라가 알제리를 통치할 듯하다. 그러나 이 선거가 치러질지 여부도 확실치 않고, 군부는 [정국을 장악할 기회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부테플리카는 1999년에 국가에 대한 군부의 영향력을 줄이려 벌인 쟁투에서 승리하면서 [정부에 대한] 장악력을 굳혔다.
부테플리카는 석유·천연가스 수출 수익을 이용해 제한적인 개혁 정책과 지원책을 시행해 부글부글 끓는 계급 적대를 은폐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런 일은 국제 유가가 상승세일 때나 가능한 것이었다. 지금은 상황이 바뀌었다.
알제리 항쟁이 부테플리카 측근들, 부테플리카와 다를 바 없는 자들, 부테플리카가 핵심적으로 연루된 부패 행위들에만 반대하는 것으로 제한될 위험이 있다. 물론 이들은 일소돼야 한다. 그러나 부자들의 지배도 마찬가지로 분쇄해야 한다.
항쟁 참가자 셀마우이 세딕은 〈로이터〉에 이렇게 말했다. “별일이 없는 한, 알제리는 100퍼센트 민주주의로 전환할 것입니다. 이는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정권 전체를 몰아내야 하는데, 그게 가장 어려운 일입니다.”
운동의 요구를 선거 실시로 제한하면 지배계급이 재정비해 [부테플리카를 대신할] 친기업 후보를 내세울 시간을 벌게 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진정한 변화를 요구했던 수많은 알제리인들을 위한 사회 변화는 가능하지 않게 될 것이다.
독립적
상층부에서 어떤 꼼수를 쓰든, 아래로부터 운동이 계속돼야 하고, 그런 운동을 제한하려는 세력들로부터 계속 독립적이어야 한다.
이집트의 경험은 그런 독립성을 유지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여실히 보여 준다.
2011년 이집트에서는 대중 파업과 시위로 독재자 호스니 무바라크가 퇴진했지만, 변화가 충분히 심화하지 않았다. 그 결과 군부가 정국의 주도권을 가로채 잔혹무도한 정권을 세웠다.
4월 2일 밤에 알제리의 수도 알제시(市)를 비롯해 전국 거리를 가득 메운 시위대는 투쟁을 계속하자고 주장했다.
시위 참가자 셀림 사라르는 이렇게 말했다. “알제리 민중의 요구를 모두 쟁취하려면 대중운동을 계속해야 합니다. [정권] 교체기를 현 정부가 아니라 민중이 통제하기를 바랍니다. 현 체제 인사들이 다음 정부를 구성하게 되면 마치 운동이 일어난 적도 없는 것처럼 될 것입니다. 운동이 계속돼야 합니다.”
[또 다른 시위 참가자] 사이드 빈투발은 사라르에 동의해 이렇게 말했다. “오늘에야 우리는 이 깡패 무리를 몰아내기 시작한 것입니다. 이들이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정의롭게 심판해야 합니다.
“알제리인들은 한마음 한뜻입니다. 민중은 굳세게 버티고 있습니다. 우리는 분열해서는 안 됩니다.”
매주 열리는 금요일 시위는 [3월 29일에] 역대 최대 규모로 열렸고, 파업 노동자들도 거리로 나왔다. 4월 5일 시위가 3월 29일 시위와 비슷한 규모로 열려 부테플리카의 그림자가 깃든 정권이 부상하는 데에 맞선다면 의미가 매우 클 것이다.
알제리 노동자들은 자신의 힘을 과시했고 독재자를 권좌에서 끌어내렸다. 알제리 노동자들의 앞날에는 더 많은 투쟁이 기다리고 있겠지만, 노동자들에게는 그런 투쟁에서 승리할 잠재력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