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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직·미화 등 별도 직군 만들어 차별하는 경기교육청:
무기계약직들 사이에 또 차별이라니!

4월 29일 교육공무직본부 경기지부가 당직, 미화원 등 특수운영직군의 차별을 철폐하라고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경기도교육청은 지난해 9월 1일자로 4000여 명의 간접고용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했다. 당직 노동자, 미화 노동자 등은 이제 교육감을 사용자로 둔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됐다. 그러나 고용안정도 처우개선도 노동자들의 기대에 못 미친다.

교육청들은 지난해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된 당직, 미화 등 노동자들을 특수운영직군으로 분류했다. 기존 교육공무직에게 적용하던 처우개선비를 제공하지 않고 낮은 임금을 정당화하기 위해서다.

특수운영직군은 교육공무직이 받는 근속수당과 상여금을 받지 못한다. 또, 6시간 노동이라는 이유로 맞춤형 복지비와 명절 휴가비도 차별을 뒀다. 노조가 강력하게 요구하고, 당직과 청소 노동자 수백 명이 간담회에 참여하며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자, 그나마 복지포인트에 대한 차별을 없앴다. 복지포인트는 다른 교육공무직과 마찬가지로 1년에 70만 원을 받는다.

용역회사에 비하면 약간 나아졌지만, 임금 인상도 기대에 못 미친다. 정부의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대로, 교육청이 기존 용역회사에 지급하던 액수만큼만 처우개선비로 사용하려 하기 때문이다.

무기계약직 내 차별을 두는 것은 장차 기존 교육공무직 노동자들의 임금 인상 억제를 위해서도 이용될 수 있다.

교육공무직 경기지부는 “학교 안에서 교사, 공무원과 교육공무직과의 차별에 이어, 이제는 교육공무직과 특수운영직군과의 차별을 만들어 낸다”며 특수운영직군에 대한 차별을 없애라고 주장하고 있다.

4월 29일 교육공무직본부 경기지부가 당직, 미화원 등 특수운영직군의 차별을 철폐하라고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제공 교육공무직본부 경기지부

여전히 처우는 열악

교육공무직경기지부 당직분과장은 말한다.

“저희는 오후 4시 30분에 출근해서 아침 8시 30분에 퇴근합니다. 학교 밖 청소도 하고, 평일 야간에 체육관을 주민에 개방해 관리도 해야 하고, 학생들의 분실물도 챙겨야 합니다. 근무지를 이탈할 수도 없어요. 이렇게 16시간 일하는데, 6시간만 노동시간으로 인정해 줍니다.”

용역회사는 4시간 30분~5시간만 노동시간으로 인정했다. 경기교육청이 6시간을 노동시간으로 인정하면서 약간의 임금 인상 효과가 있지만, 월급이 겨우 130만 원 정도에 불과하다. 심지어 구정과 추석에도 단 하루만 휴가인데, 그마저 무급 휴가다. 연장근로 수당은커녕 20시간이 넘게 일해도 6시간만 인정받는다.

“8시간 노동을 인정해 주는 것뿐 아니라, 2교대제를 시행하면 하는 바람이에요. 그래야 개인 생활도 할 수 있고, 일자리도 늘어나고 하지 않겠습니까.(당직 분과장)”

심지어 경기도교육원 미화 노동자들은 임금이 크게 삭감되기도 했다. 경기도교육원 미화 노동자들은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되면서 이전에 8시간 노동이 6시간으로 줄고 상여금도 사라졌다. 이 노동자들은 오히려 임금이 70만 원이나 삭감됐다고 분노하고 있다. “정규직 전환 과정에서 임금 삭감은 없다”던 경기교육청의 약속은 거짓이었던 것이다.

미화 노동자들도 학교 크기나 학생 수에 상관없이 한 명이 6시간 안에 모든 청소를 마쳐야 한다. 이전에 7~8시간 동안 하던 일을 6시간에 마쳐야 하기 때문에 노동강도가 늘어났다. 미화 노동자들의 절반가량은 마땅한 휴게 장소도 없다.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됐지만 고용안정도 실질적이지 않다. 현재 일하고 있는 당직 노동자의 93퍼센트, 미화 노동자의 36퍼센트가 65세 이상으로 고령이다. 그런데 미화와 당직 노동자의 정년이 65세로 정해졌다. 2021년 2월까지는 현재 일하고 있는 노동자들의 고용이 보장되지만, 그 다음부터는 65세 이상은 매년 신규 공개 채용에 응해야 한다. “정부는 당직을 고령 친화 직종이라 하더니 내 나이 74세인데 우리보다 젊고 체력도 좋은 50대랑 어떻게 경쟁할 수 있겠나.(당직 분과장)” 이 때문에 노동자들은 2021년 새학기에는 대량 해고 사태가 발생할 수 있을 거라 우려한다.

특수운영직군 노동자들은 처우 개선에 대한 열망이 높다. 그래서 수백 명이 노조로 가입했고, 간담회에 집단적으로 참여해 맞춤형복지비에 대한 차별적 지급을 없애는 성과도 냈다. 노동자들은 더 많은 것을 바꾸길 염원하고 있다. 올해 교섭에 대한 기대도 높다.

당직, 미화 노동자들의 노동시간을 1일 8시간으로 인정하고, 교육공무직과 동일한 처우개선비를 지급하고, 정년을 상향 조정하라는 요구는 너무나 정당하다.

경기교육청은 즉각 차별을 해소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