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공무직(무기계약직) 처우 개선에 나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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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 해소 위한 관련 조례 제정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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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운수노조 서울지역 공무직지부가 5월 22일 서울시청 앞에서 제대로 된 정규직 대우를 요구하며 ‘서울시 공무직 채용 및 복무 등에 관한 조례안’(이하 조례안) 제정을 촉구했다.
공무직 노동자들은 서울시에 수십 년간 직접고용 돼 상시·지속적 업무(도로보수, 청소, 녹지관리, 시설물, 제설, 방문간호, 행정보조 등)를 수행하고 있다. 정부는 ‘정규직’이라고 하지만 실상은 무기계약직이다. 정규직 공무원에 비해 임금 등 노동조건에서 처우가 열악하다. 공무직은 공무원과 달리 명예퇴직 수당(정년 전에 자기 의사로 퇴직하면 받는 수당)을 못 받는다.
공무직 노동자들의 업무와 신분은 법으로 정해 놓은 바가 없다. “사람은 있는데 호적은 없는 것”과 같다. 그래서 공무직지부는 조례안을 제정해서 차별이 해소되고 처우가 개선되길 바란다.
하지만 서울시 인사과는 서울시의회가 성안한 조례안을 최소한의 협의도 없이 무조건 반대하고 있다.
“박원순 시장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공무직의 아버지라고 자랑스레 말해 왔다. 지금이라도 공무직 조례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협조해야 한다.”(진기영 공공운수노조 수석부위원장)
“박원순 시장은 ‘유니온시티’, 즉 노동자들의 도시를 만들겠다고 했으면 자신이 만든 공무직에 대한 조례가 제정되도록 조치해야 한다.”(최은철 민주노총 서울본부장)
기자회견에 참가자들은 서울시가 “비정규직 제로”를 말로만 하지 말고 행동으로 보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공무직 노동자들에게 연대할 것을 결의했다.
공무직지부는 서울 시민을 대상으로 하는 서명 운동 등 서울시를 압박하기 위한 투쟁을 계획하고 있다.
분열 반대
한편, 참가자들은 공무직 조례안에 반대 입장을 낸 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 소속 서울시공무원노조(이하 서공노)에 대해 한 목소리로 비판했다.
권정환 전국공무원노조 서울본부 사무처장은 “서공노의 주장은 공무원과 공무직을 분열시키는 행위로, 전체 노동자의 이익에 반하는 것”이며 “비정규직 노동자의 조건을 악화시킬 뿐 아니라 정규직 노동자의 조건도 악화시키는 행위”라고 말했다.
또 “서울시의회가 서공노의 반대 입장을 핑계로 조례 제정을 미루거나 없던 일로 해선 안 될 것”이라고 미리 경고했다.
서공노의 조례안 제정 반대에 맞서 전국공무원노조 서울본부가 조례안을 지지하고 연대한 것은 공무직 노동자들에게 힘이 됐을 것이다. 이런 연대의 움직임을 확대해 나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