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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간 절반 해고된 경기 영어회화전문강사들:
고용불안 못 참겠다며 항의에 나서다

경기지역 영어회화전문강사들이 고용 안정과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투쟁에 나섰다. 4월 25일 경기교육청 앞에서 집회를 개최한 노동자들은 다음과 같이 요구했다.

“우리는 10년을 참았습니다. 국가인권위도, 노동위원회도, 법원도 영어회화전문강사의 고용 안정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1년마다 재계약, 4년마다 신규채용은 인격 모독을 넘어 인격 말살입니다. 고용 불안은 곧 교육의 질 저하로 이어집니다. 신규채용 철폐하고, 해고자를 전원 복직하라!”(투쟁 결의문)

영어회화전문강사들은 대량해고, 정규직 전환 제외, 단협 제외 등 모진 차별 속에서도 투쟁으로 희망을 만들어 왔다 ⓒ강철구

역대 정부와 교육청들은 영어회화전문강사를 헌신짝 버리듯 해고해 왔다. 학교는 무기계약직 전환 부담을 지지 않으려고 채용된 지 4년 또는 8년이 지난 노동자의 채용을 회피했다. 해마다 재계약해야 한다는 조건을 악용해 노동자로서 누려야 할 마땅한 권리도 제공하지 않았다. 병가는커녕 육아휴직을 사용하지 못해, 출산을 하면 해고 위협에 시달린다.

경기지역 영어회화전문강사는 2012년 1170명에서 현재는 600여 명으로 절반이나 해고됐다. 노동자들의 저항으로 이전에 비해 줄어들긴 했지만 올해에도 조합원 3명이 해고됐다.

연대를 확대하자

4월 25일 경기도 교육청 앞에서 2019년 투쟁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영어회화전문강사들은 힘차게 구호를 외쳤다.

“영어회화전문강사 해고를 즉각 중지하고, 무기계약으로 전환하라. 강사도 단체협약 적용하라. 10년을 일했다. 근속수당 지급하라.”

노동자들은 학교 교육공무직이 받는 수당을 차별 없이 동일 적용하라고 요구한다. 경기교육청은 악랄하게도 비정규직 교강사들을 단체협약 직종에서 제외시켜, 영어회화전문강사는 단체협약을 체결하지도 못하고 있다. 노동자들은 올해에는 꼭 학교에서 상시적으로 일하는 교육노동자로서 단체협약 직종에 포함돼야 한다고 요구한다.

문재인 정부는 2017년 7월 영어회화전문강사를 비롯한 비정규직 교강사를 정규직 전환 대상에서 제외했다. 고용 안정을 간절히 염원한 노동자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은 것이다. 그러나 노동자들은 절망하지 않고 투쟁에 나섰다.

지난해 3월 경기지역 해고 철회 투쟁을 계기로 경기지역 영어회화전문강사들은 경기교육청 앞에서 수차례 집회를 개최했다. 노동자들이 투쟁에 나서자 연대도 확대됐다. 노동자들은 경기도의회에서 대규모 토론회를 열고 열악한 조건을 알리며 노동조건 개선을 위해 싸워 왔다.

투쟁 과정에서 조합원이 140명에서 250명으로 늘었다. 노동자들의 힘과 단결이 높아진 결과, 올해부터 월 13만 원 급식비와 연 100만 원 명절상여금을 받게 됐다. 투쟁의 소중한 성과다. 다른 지역의 성과도 좋은 자극이 되고 있다. 부산에서는 지난해 해고된 영어회화전문강사 4명이 복직하면서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됐고, 충남과 경남은 단협을 통해 교육공무직과 동일한 처우 개선을 이뤄냈다.

노동자들은 이런 성과를 발판 삼아 올해에는 처우를 더 많이 개선하기를 바라고 있다. 또, 처우개선을 위해서 다른 비정규직 교강사들과 정규직 교사들과의 연대가 확대되기를 바라고 있다.

권정임 경기영전강 분과장은 이날 집회에서 “전교조 법외노조 철회하고 노동기본권을 보장하라”며 전교조 투쟁을 지지했다. 또, 같은 비정규직 강사인 스포츠강사의 고용 안정과 처우 개선을 함께 요구했다.

비정규직 교강사들이 직종을 넘어 연대를 확대하고, 전교조의 선진 활동가들이 비정규직 교강사 투쟁을 적극 지지하며 연대에 나선다면 “형평성” 운운하는 정부와 교육청에 맞서 교육 노동자 전체의 힘이 커질 것이다.

경기 영어회화전문강사들은 매달 마지막 주 목요일 오후 5시 30분에 경기교육청 앞에서 집회를 개최한다. 투쟁에 나선 노동자들에게 지지와 연대를 보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