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의 목소리 <다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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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일 학위 수여 저지 시위로 이건희가 망신을 당하자 보수 언론들과 학교당국, 정부까지 나서서 시위 학생들을 비난하고 나섰다. ‘폭력시위’를 비난하며 총학생회를 탄핵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우파 학생들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 때 긴급하게 제작·배포된 〈다함께〉 특별호는 고려대 학생들의 여론을 변화시키는 데에 크게 기여했다. 5월 4일 하루에만 6천 부가 배포된 〈다함께〉 특별호를 받아 본 학생들이 ‘다함께’ 고려대 모임에 지지 이메일을 보내 주었다. 어떤 학생들은 “한 글자도 빠짐없이 읽었다”며 빵과 음료수를 사주고 가기도 했다.
〈다함께〉 특별호는 평범한 사람들에게 광범한 반기업 정서를 더욱 부추겼고 이에 이건희는 자신의 ‘부덕의 소치’를 인정하고 꼬리를 내렸다.
그 뒤에도 학교당국의 시위 학생 징계 방침은 철회되지 않았다. ‘다함께’ 고려대 모임은 징계 계획 철회를 요구하는 〈다함께〉 소식지를 만들어 배포했다.
학교당국은 “징계를 반드시 하겠다”라고 언급했다가 “징계 계획이 정식으로 논의된 바 없다”라고 말을 바꾸기도 했다. 〈다함께〉 소식지는 징계 여부를 확실하게 결정하지 못하고 있던 학교를 압박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1만 3천 부가 배포된 〈다함께〉 소식지는 학교당국이 추진하려는 징계가 근거가 없고 돈벌이에만 관심있는 학교당국이 학생들을 징계할 자격이 없다는 점을 선동해 많은 학생들이 징계 반대 서명 운동에 동참할 수 있게 했다.
그 밖에도 〈다함께〉 특별호는 민주노동당, 노동조합, 시민단체, 저명한 진보 인사들의 시위 지지 성명을 사람들에게 알렸다. 〈다함께〉 소식지는 총학생회를 탄핵하겠다는 ‘평화고대’의 위선을 폭로했다. 또한 징계 반대 연서에 동참한 대학교수 1백60여 명의 명단을 싣기도 했다. 이는 우리의 투쟁이 승리할 수 있었던 주요한 요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