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국제 성소수자 혐오 반대의 날 행진:
여전한 차별에 항의하며 무지개 깃발이 ‘불금’ 거리를 수놓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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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7일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이 주관한 이 집회는 저녁 7시 세종로 소공원에서 시작됐다.
여름 냄새가 나지만 아직은 선선한 저녁, 어슴푸레한 저녁 하늘을 무지개 깃발들이 수놓았다.
참가자 약 200명이 삼삼오오 깃발을 들고 모였다. 대학 성소수자 모임에서 온 참가자들이 많았다. 승복을 입고 참가한 스님들과 진보적 기독교 목회자들도 눈에 띄었다. 쾌청한 날씨처럼 참가자들도 활기차고 자신감 있는 분위기였다.
집회에 앞서 반가운 소식들이 있었다.
하나는 바로 이날 대만에서 아시아 최초로 동성결혼이 합법화된 소식이었다. 사회자나 발언자들이 이를 언급할 때마다 참가자들은 환호를 지르며 함께 기뻐했다.
또 하나는 바로 며칠 전에 한동대와 장신대에서 성소수자를 지지한다는 이유로 부당하게 징계를 받은 학생들이 법정에서 징계 무효 판결을 받거나 명예훼손에서 승소한 일이다.

그럼에도 이런 개선들을 못마땅하게 여기는 우익들은 오늘도 어깃장을 놓았다. 보수 개신교 장로이기도 한 자유한국당 대표 황교안은
유감스럽게도 문재인 정부도 성소수자 차별 개선에 대해서는 크게 다를 게 없다. 군대 내 합의한 동성애 관계를 처벌하는 군형법 92조6도 폐지되지 않았고, 얼마 전에는 해군 내에서 또 다시 성소수자 색출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날 집회 연단에서는 이에 대한 규탄 발언들이 있었다.
공동선언문에서도 촛불 이후 문재인 정부가 등장했지만 성소수자 삶이 변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집회 후 참가자들은 보신각을 지나 종로3가와 낙원상가를 통해 인사동 남인사 마당까지 행진했다. 참가자들은 힘있게 구호를 외치고 춤추며 신나게 행진했다.

금요일 밤을 즐기려고 나온 종로에 나온 시민들은 흥겹고 자신있게 구호를 외치는 행진 대열을 흥미롭게 바라봤다. 어떤 시민들은 박수를 치며 환호해 주기도 했다. 참가자들도 손을 흔들며 자신 있게 행진을 계속했다.

게이바와 술집이 밀집해 있는 종로 3가로 행진 대열이 지나가자, 가게 여기저기서 문을 열고 대열을 환대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최근 종로 3가 일대가 소위
집회 참가자들은 이런 젠트리피케이션을 더욱 부추기려는 서울시의

남인사마당에 이르러 참가자들은 정리 집회를 진행했다. 현장 발언에서는 모두를 위한 성중립화장실 설치 확대, 트랜스젠더 성별정정을 위한 특별법 제정 촉구 등 다양한 쟁점들에 대한 발언이 있었다.
한 촛불청소년인권법제정연대 활동가는 경남학생인권조례가 온전하게 통과될 수 있도록 관심과 연대를 호소했다. 경남에선 우파들이 학생인권조례가 동성애를 조장한다며 반대했고, 최근 더민주당 도의원들이 우파들의 눈치를 봐서 교육상임위원회에서 학생인권조례를 부결시켰다.
이런 호소에 많은 참가자들이 박수와 환호로 호응했다.
참가자들은 구호를 외치며 서로를 격려하고 차별에 함께 맞서 싸울 것을 다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