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회 선거:
영국 노동당의 초라한 성적과 코빈 당대표의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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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를 읽기 전에 “유럽의회 선거: 중도가 몰락하고 극우가 부상하다”를 읽으시오.
5월 23~26일 열린 유럽의회 선거에서 영국 노동당은 (여당인 보수당만큼은 아니지만) 초라한 성적을 거뒀다. 전국적으로 노동당은 1위인 브렉시트당과 2위인 자유민주당에 밀려 3위를 했다. 스코틀랜드에서 노동당은 10퍼센트 미만을 득표해 5위로 추락했다.
선거 결과가 당내 위기를 촉발한 가운데, 당내 우파가 당 대표 제러미 코빈에 도전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노동당 우파는 압력에 밀린 노동당이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여부를 다시 묻는] 2차 국민투표를 지지하고, 유럽연합 잔류 운동을 하기를 바란다.
2차 국민투표?
노동당의 공식 입장은 조기 총선 실시이지만, 조기 총선이 가능하지 않을 경우 2차 국민투표를 지지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2차 국민투표를 지지하는 당 부대표 톰 왓슨은 노동당의 유럽의회 선거 성적을 보고는 이렇게 말했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 역자]에 대한 당의 입장을 이대로 둬서는 총선에 임할 수 없다.”
코빈 자신과 여러 예비내각 성원도 이런 입장으로 후퇴했다. 5월 27일 코빈은 이렇게 말했다. “유럽연합과 합의를 해야 하고 그런 다음 국민 투표를 해야 한다.”
예비내각 재무장관 존 맥도널은 이렇게 말했다. “노동당은 국민투표로 [브렉시트] 문제를 국민에 되돌려줌으로써 노동당과 영국의 단결을 도모해야 한다.” 예비내각 내무장관 다이앤 애봇도 이런 입장으로 후퇴했다.
다른 좌파 인사들은 더 노골적이었다. 유명한 코빈 지지자인 폴 메이슨은 〈가디언〉 칼럼에 이렇게 썼다. “노동당은 유럽연합에 잔류해 유럽연합을 개혁한다는 전략을 중심으로 단결해야 한다.” [한때 혁명가였던 메이슨은 개혁주의자가 돼 《포스트자본주의: 새로운 시작》(더퀘스트, 2017)을 출판했다 ― 역자.]
메이슨은 본질적으로 이번 유럽의회 선거를 “쇠락한 공단”에 사는 우파 유권자와 “국제주의적이고 진보적인 정치”를 지지하는 유권자들의 경합으로 규정했다. 심지어 메이슨은 노동당의 2017년 총선 승리가 “크게 보면 유럽연합 잔류 지지 유권자들이 대거 전술적으로 노동당에 투표한” 덕분이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브렉시트 지지가 꼭 우파 지지를 뜻하지는 않는다. [유럽연합] 잔류파 정당 지지가 꼭 좌파적인 것은 아니듯이 말이다.
안타깝게도 좌파는 이 논쟁에서 스스로 존재감을 잃었다. 노동당 내 논쟁은 이주민들의 임금을 깎자는 사람들과 유럽연합을 살려야 한다는 사람들 사이의 경합이 됐다.
그동안 코빈은 이 둘 사이에서 균형을 잡으려 했지만 점차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긴축과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좌파적 브렉시트 입장을 견지해야 우파에 맞서고 잘못된 분단선을 극복할 수 있다. 이주민 차별에 반대하고 국민보건서비스(NHS)와 복지를 지키는 것도 그런 전망의 일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