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 직장폐쇄 ― 공장 점거로 맞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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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 사측이 6월 12일(수)부터 직장폐쇄를 단행하겠다고 오늘(11일) 발표했다. 지난주엔 노조에 2년간 무쟁의를 합의하라고 압박하더니, 이에 맞서 노조가 전면 파업에 나서 생산에 타격을 가하자 노골적인 파업 파괴를 선언한 것이다.
지난 6월 5일 르노삼성노조가 전면 파업에 들어간 이후, 사측은 공장이 별 차질 없이 돌아가고 있다는 거짓 홍보를 해 왔다. 보수 언론들은 이를 받아쓰며 가짜 뉴스를 유포했다.
그러나 이번에 사측이 직장폐쇄라는 강수를 둔 것만 봐도 생산 차질이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측은 관리자와 대체인력 등을 동원해 공장을 운영하려 무진 애를 썼지만 공장 가동률은 20퍼센트도 채 되지 않았다. 더구나 다음 주에 새로 출시되는 QM6 엘피지 차량과 미국 수출 물량을 맞춰야 한다는 압박도 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사측은 전면 파업 돌입 직후인 7일과 이번주 월요일(10일), 노조에게 교대근무 변경에 관한 협조를 요청했다. 정상적인 생산이 어려우니 야간조를 없애고 주·야간을 통합해 한 개 조로 운영하자는 공문을 보냈다. 파업 참가율이 50퍼센트 미만인 것을 이용해 불참자들을 한 개 조로 모으면 생산 차질을 만회할 수 있다는 계산이었을 것이다.
노조는 당연하게도 파업 효과를 무력화하려는 사측의 꼼수를 비판하며 협조를 거부했다. 그러자 다급해진 사측이 직장폐쇄 카드를 꺼내 들었다. 파업 참가자들의 출입을 막아 노조를 공장에서 쫓아내고 자기 멋대로 생산을 하겠다는 것이다. 노조를 개무시하고 파업을 파괴하겠다는 속셈이다. 이를 통해 사측은 앞으로 노동자들을 더욱 쥐어짜고, 저항할 힘을 꺾고 싶어 한다.
사측이 매우 악질적으로 나오고 있지만, 노동자들이 어찌해볼 도리가 없는 것은 결코 아니다. 그동안 많은 노동자들의 투쟁 경험을 보면, 직장폐쇄 공격에 맞서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노동자들이 공장을 점거하고 싸우는 것이다. 사측이 파업 노동자들을 쫓아내 생산을 재개하려는 것이므로, 그것에 당하지 않으려면 노동자들이 공장을 점거해 파업 효과를 제대로 높여야 한다.
2010~2012년 자동차 부품사 노조들을 중심으로 직장폐쇄-복수노조 탄압이 극심했다. 금속노조는 당시 투쟁을 다룬 한 보고서에서 노동자들이 공장 밖으로 밀려난 뒤에는 힘을 발휘하기가 어려웠음을 지적하며 공장 점거의 필요성을 말하기도 했다.
지금 사측은 생산 차질에 압박을 받고 있다. 점거파업은 이런 효과를 극대화해 사측을 곤혹스러운 처지로 내몰고, 노동자들의 사기와 결속력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다. 사측과 보수 언론은 “불법” 운운하며 비난하겠지만, 사측의 파업 파괴 행위야말로 부당한 것이다. 노동자들이 공장 점거로 연대의 초점을 만들면, 이런 비난에 함께 맞서며 르노삼성 투쟁의 정당성을 옹호하고 지지를 보내는 이들도 늘어날 수 있다.
임금과 노동조건을 개선하고 구조조정에 맞서려면 단호한 대응이 중요하다. 전국적으로 노동자 투쟁은 성장 추세이고 지배자들은 분열해 있는 등 정세는 결코 노동자들에게 불리하지 않다. 단호하게 공장을 점거하고 연대를 확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