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는 전 세계 민중의 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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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방한할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는 임기 내내 평화는커녕 전 세계에 “화염과 분노”를 을러대 왔다.
트럼프는 임기 첫해부터 시리아와 아프가니스탄에 공중 폭격을 퍼부었다. 그래서 이 지역 민간인 희생자가 전임 오바마 정부 시절에 비해 대폭 늘었다. 2018년 트럼프는 시리아 철군을 약속했지만, 지금 이는 공수표가 돼 있다. 같은 해 9월 유엔 총회 연설에서 트럼프는 북한을 “완전히 파괴”하겠다고 으름장놨다.
올해 이런 협박은 이란과 베네수엘라를 향했다. 트럼프는 중동에서 갈등을 키운 끝에 이제는 “이란 말살” 운운하며 으르렁대고, 베네수엘라에서는 쿠데타 시도를 노골적으로 지지하며 좌파 정부를 집요하게 위협하고 있다.
대선 때부터 트럼프는 미국 패권을 유지하려면 이전 정부 때보다 더 단호한 조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핵심 대상은 중국이다.) 호전적 냉전주의자인 로널드 레이건의 구호, “힘을 통한 평화”가 트럼프의 기치다.
“힘을 통한 평화”
트럼프는 2016년 대선에서 기성 권력자들이 지지를 몰아 준 힐러리 클린턴을 꺾고 당선했다.
그러나 트럼프가 집권하면서 전 세계 극우·파시스트들과 인종차별주의자들의 기세가 올랐다. 집권 첫 해에 미국에서는 극우 혐오 범죄가 급증했다. 미국 연방수사국(FBI) 공식 통계를 보면 한 해에 17퍼센트가 늘었다. 같은 기간 유대인 혐오 범죄는 37퍼센트나 늘었다. 우려스럽게도 미국 극우 안에서 (소수지만) 나치가 준동하기 시작했다.
인종차별이야말로 트럼프의 무기다. 트럼프는 당선 직후부터 무슬림 입국 금지 행정명령을 여러 차례 발표해 무슬림 혐오를 부추겼다.
트럼프는 국가비상사태까지 선포하면서 미국·멕시코 국경장벽 건설 예산을 뜯어냈다. 트럼프가 세운 이주민 수용소에서 몇 달 새 아동을 포함해 24명이 사망했다. 6월 24일 미국·멕시코 국경 지대에서 강을 건너던 엘살바도르인 아버지와 그의 2세 아이가 익사해 버렸다. 아버지와 함께 발견된 아이의 시신은 트럼프의 이주민 정책이 얼마나 야만적인지 보여 준다.
트럼프의 여성·성소수자 천대도 혀를 내두를 지경이다. 트럼프는 낙태 여성을 처벌해야 한다고 공공연하게 위협했고, 미국 대통령 중 최초로 반낙태·반동성애 단체들의 연례 대회에서 연설했다.
트럼프는 노동자·서민을 가혹하게 공격했다. 오늘날 미국은 남북전쟁 이후로 소득 불평등이 가장 심각하지만, 트럼프는 약 30년 만에 최대폭으로 부자 감세를 단행했다. 반면 복지는 난도질했다. 트럼프는 오바마 정부가 도입한 의료보험제도인 “오바마케어”를 공격했다. 안 그래도 꾀죄죄한 오바마케어가 더 후퇴해 약 1300만 명이 의료보험 하나 없이 방치됐다.
“트럼프가 대통령인 것이 비상사태”
트럼프는 당선 직후부터 저항에 직면했다. 당선 첫날부터 노동자·학생들이 미국 전역에서 항의 시위와 동맹 휴업을 벌였다. 트럼프 취임 첫날인 2017년 1월 21일 약 420만 명이 미국 전역에서 ‘여성 행진’을 벌였다.
인종차별과 극우에 맞선 대규모 시위도 여러 차례 벌어졌다. 트럼프가 국경장벽 건설을 위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한 것에 빗대 “트럼프가 대통령인 것이 비상사태”라는 말이 그 시위들의 인기 구호였다.
노동자 저항이 커진 것도 중요하다. 2018년에 1986년 이래 가장 많은 약 53만 명이 파업에 나섰고, 대규모 파업 건수도 최근 10년 사이 최다였다. 무엇보다 공화당 표밭으로 알려진 주들에서 교사들이 대거 파업에 나서 노동자 투쟁의 선두에 섰다. 교사 파업은 올해도 계속되고 있다.
이렇게 저항이 확산되면서 미국에서 자본주의의 대안에 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버니 샌더스가 2020년 대선에 도전하며 ‘민주적 사회주의’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미국 민주사회주의당 DSA도 10배 이상 성장했다.
트럼프 방한에 대한 항의는 트럼프에 맞서 미국에서 저항하는 사람들을 향한 연대의 의미도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