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로공사 서울영업소 앞에 거대한 텐트촌이 형성됐다. 십여 년을 일하고도 한순간에 일터에서 쫓겨난 톨게이트 노동자들이 일주일이 넘도록 대규모 농성 중인 곳이다.
구조물 위의 노동자 40여 명은 계단을 철조망으로 막아 스스로를 캐노피 지붕 위에 가뒀다. “자회사가 아닌 직접고용”을 요구하는 노동자들의 염원이 담긴 문구가 서울톨게이트 건물 안과 밖 곳곳에 붙었다. 연일 계속되는 폭염은 머리를 짓눌렀다. 희뿌연 매연과 먼지는 농성장 곳곳을 검게 만들었다.
“사람 중심의 고속도로”라는 한국도로공사 문구 안에 해고당한 노동자들은 없었다. “여기 사람이 있다”며 외치는 듯 노동자들은 꿋꿋이 농성을 이어 가고 있다. 각자 다른 색깔의 조끼를 입은 노동자들이 눈을 마주칠 때마다 서로에게 힘내자고 인사를 건낸다. 3일간의 파업을 마친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도 농성장을 방문해 톨게이트 노동자들을 응원했다.
자회사 전환을 거부한 도로공사 톨게이트 요금 수납원 1500명이 7월 1일자로 대량 해고됐다. 해고 전날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소속 노동자 40여 명은 톨게이트 지붕 위에 올라가 농성을 시작했다. 해고자 1000여 명은 서울톨게이트와 청와대 앞에서 농성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