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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소 노동자, 하청 임금 인상 위해 다시 뭉친다

대우조선과 현대중공업에서 하청 노동자 투쟁과 조직화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7월 17일에는 8대 요구안 쟁취를 위한 대우조선 하청 노동자 3차 총궐기가 있을 예정이다. 대우조선 하청 노동자들은 지난 5월 2000여 명이 인상적인 항의를 벌여 성과금을 쟁취한 바 있다. (관련 기사: ‘대우조선 하청 노동자들이 임금 불만으로 행동에 나서다’, ‘차별 없는 성과금 지급 요구한 대우조선 하청 노동자들’)

성공적으로 치뤄진 5월 10일 대우조선 사내하청 노동자 집회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

이번에 노조는 시급 2천원, 일당 2만 원 인상 등 임금 인상 요구를 강조하고 있다.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거통고지회)는 하청 노동자들에게 설문조사를 해서 8대 요구안을 정했다. 임금 인상, 상여금 원상 회복, 퇴직금 편법 미지급 금지, 휴일과 휴가·성과금과 격려금의 원하청 동일 적용, 불가피한 휴업 시 통상임금 지급, 단기 근로계약 금지, 노조 활동 보장, 위험의 외주화 중단 등 하청 노동자들에게 꼭 필요한 요구들이다. 노동자들의 호응이 크다고 한다.

이 중 임금 인상, 휴일 등의 원하청 동일 적용, 노조 활동 보장은 정규직 노조도 임단협 요구안에 함께 포함해 사측에게 요구하고 있다. 대우조선 정규직 노조는 올 들어 벌어진 하청 노동자들의 투쟁을 지지·지원하는 구실을 해 왔다.

8대 요구안을 내걸고 거통고지회는 6월 24일부터 2주간 3차 총궐기와 파업에 대한 하청 노동자 총투표를 진행했다. 점심시간 식당에서 나오는 하청 노동자들이 스티커를 붙이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수천 명이 참가했고, “1000명당 2~3명이 반대하는 수준”으로 지지가 높았다고 한다.

7월 17일 다시 한 번 하청 노동자들이 대규모로 모이길 바란다. 이런 투쟁은 조직화에도 도움이 된다. 지난 5월 두 차례 대규모 집회와 성과 속에서 160여 명이 가입했다. 노조는 3차 총궐기를 바탕으로 8월에 집중 조직화를 진행하고 원하청 공동 파업 등도 구상 중이라고 한다.

한편, 현대중공업에서는 7월 15일부터 17일까지 하청 노동자 요구안에 대한 투표가 진행 중이다. 지난해 10월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와 사내하청지회는 하청 노동자 임금 실태 조사를 통해 요구안을 정했는데, 하청 노동자들의 지지를 모으겠다는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하청지회는 7월 말에 집중 조직화 캠페인을 진행하려고 한다.

하청 노동자 요구안의 주요 내용은 하청 임금 25퍼센트 인상, 차별 완화(정규직과 동일한 휴일·휴가, 학자금·성과금 등의 지급), 무급 휴업 등 하청 노동자들의 임금을 깎기 위한 불법 행위 근절이다.

임금 인상 요구는 그간 임금 삭감으로 고통 받았던 하청 노동자들에게 꼭 필요한 요구다. 지난 4월에는 상습적인 임금 체불에 시달리던 하청 노동자 일부가 작업 거부, 시위 등으로 저항을 하기도 했다. 이런 투쟁으로 사측은 체불을 완화했다.

이번 투표를 독려하는 캠페인에는 정규직 활동가들도 적극 연대하고 있다. 점심 식당에서는 원하청 활동가들이 함께 노조 가입과 투표를 호소했다. 매주 벌어진 하청 노동자들의 오토바이 행진에도 정규직 활동가들이 꽤 참가했다. 가장 최근인 7월 9일 행진에는 수백 명의 원하청 노동자들이 함께해 장관을 이뤘다.

7월 9일 하청노동자 총투표 성사를 위한 원하청 공동 오토바이 경적시위 ⓒ출처 현대중공업사내하청지회

이번 투표는 정규직 노조의 쟁의행위 찬반투표, 해고자 청산 무효 투표와 함께 진행되고 있다. 해고자 청산 무효 투표는 2002년 온건파 노조 집행부가 투쟁하다 해고된 조합원들을 청산한 결정을 무효로 만드는 일이다. 역사를 바로 세우는 일이자 지금 투쟁하는 노동자들을 노조가 분명하게 방어하겠다는 것을 보여 주는 일이기도 하다. 이 투표에는 최초로 조합원인 하청 노동자들도 참가한다.

지난 수년간의 조선업 구조조정 속에서 하청 노동자 수만 명이 일자리를 잃었고 임금도 많이 삭감됐다. 그런데도 문재인 정부는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을 합병해 또 다른 구조조정을 벌이려고 한다. 이것은 하청 노동자들의 삶도 위협할 것이다. 또, 내년에 주52시간 근무제가 조선소에서 시행되면 하청 노동자들의 임금이 더 삭감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있다.

이런 때에 조선소 하청 노동자들이 자신들의 요구를 내걸고 투쟁에 나서고 있는 것은 의미가 크다. 하청 노동자들의 투쟁이 발전해, 구조조정에 맞서 싸우고 있는 정규직 노동자들과의 단결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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