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레미콘 노동자 파업:
“운송 횟수가 줄어 임금이 최저임금 수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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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레미콘 노동자들이 운송료 인상을 요구하며 18일째 파업을 이어 가고 있다. 전국건설노조 울산건설기계지부 레미콘지회 조합원들이다.
울산 지역의 레미콘 회당 운송료는 4만 5000원인데, 120회 정도 하던 월 회전수(운송 횟수)가 지난해 추석 이후로 60~80회로 급감했다. 이 때문에 보험료, 감가상각비, 수리비 등을 빼면 매달 손에 쥐는 것은 ‘최저임금 수준’이다. 노동자들은 ‘회당 운송료 5000원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운송료를 5000원 인상해도, 회전수가 반토막 난 상황에서 대폭 줄어든 수입을 충당하기에는 부족하다. 생계에 필요한 수준은 유지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최소한의 요구’인 것이다.
“10년 전에는 월 180~200회전 하던 상황에서 회당 3만 원가량을 받았어요. 그때 회사는 ‘회전수가 많으니 그 정도도 충분하지 않냐’며 운송료를 겨우 몇백 원씩만 올려주곤 했어요. 그러면 이제 회전수가 반토막, 3분의 1로 줄었으니, 최소한의 수입이 유지되도록 운송료를 인상하는 게 당연하잖아요!”
“한 발만 물러서도 낭떠러지인데, 5000원 인상이 과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생활하려면 적어도 운송료 7만 원 정도는 보장돼야 합니다.”
그럼에도 사측은 노동자들의 요구를 묵살하며, 탄압으로 일관하고 있다. 7월 1일 노동자들이 파업에 돌입하자마자, 울산 레미콘 업체 16곳은 파업 노동자 408명을 일괄 계약해지(해고) 하고, ‘운송료 동결을 받아들이는 노동자에게만 일감을 주겠다’고 협박하기 시작했다. 이것도 모자라 업체들은 담합이라도 한 듯, 일제히 휴업, 휴가에 돌입했다. 파업을 무력화하려는 시도다.
관할 지자체이자 지역관급공사의 주 발주자인 울산시는 어떠한 조처도 취하지 않고 있다. 건설사들도 레미콘 공급 중단으로 인한 공사 차질을 감수하면서, 레미콘 사측의 공세에 힘을 실어 주는 분위기다.
울산 레미콘 노동자들이 승리하면, 다른 지역에서도 투쟁을 고무하는 효과를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부산·경남 지역에서 레미콘 노동자 2000여 명이 노동조합에 가입했고, 수도권에서도 노동조건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곳곳에서 투쟁할 채비를 갖추고 있는 노동자들은 울산의 투쟁을 주시하고 있다.
사용자들의 단결에 맞서 노동자들의 단결과 응원도 확대되고 있다. 7월 17일에는 레미콘 파업 승리를 응원하며 영남권 건설노동자 2000여 명이 울산시청 앞에 모여 집회를 열었다.
레미콘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펌프카, 타설공, 형틀공 노동자들도 이 투쟁을 지지하고 있다. 레미콘 공급 중단으로 일을 하지 못하는 상황인데도 레미콘 노동자들의 승리를 바라며 투쟁을 응원하고 있는 것이다.
“사측은 한 달만 버티면 우리가 지쳐 포기할 거라 생각하는 듯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사측이 한 달 휴업하면 두 달, 두 달을 휴업하면 석 달 견디겠다는 각오로 싸우고 있습니다.”
20일 가까이 파업을 지속하고 있는 울산 레미콘 노동자들에게 지지와 연대를 보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