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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는 한일군사협정 폐기하라

일본 제국주의 반대는 미국 제국주의 반대와 결합될 때 효과적일 수 있다. 미국에 협조하는 문재인 정부로부터도 독립적이어야 한다 ⓒ출처 청와대

한일 갈등이 계속되는 가운데 한일군사정보포괄보호협정(GSOMIA, 이하 “지소미아”) 만기일이 다가오면서, 문재인 정부가 이를 폐기할지가 쟁점이 되고 있다.

군사정보를 한국과 일본이 공유해 함께 대응할 수 있게 하는 지소미아는 한·미·일 동맹의 중요한 요소다. 특히 미국이 동북아에 배치된 무기들을 서로 연결해 미사일방어체계(MD)를 구축하는 데 필요하다.

그래서 미국은 한국 정부가 여론의 반대를 무릅쓰고서라도 지소미아를 체결하기를 바랐다.

현재 한일 갈등 국면에서도 미국은 지소미아를 유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8월 9일 한국을 방문한 미국 국방장관 에스퍼도 “지소미아가 한·미·일 협력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진보파의 다수가 구성한 연합체인 ‘아베규탄 시민행동’은 옳게도 지소미아에 반대하는데, 지소미아 폐기를 문재인 정부에게 청원하는 것을 강조한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가 스스로 지소미아를 폐기할 가능성은 낮다. 그동안 문재인 정부의 행보는 미국의 동아시아 전략을 벗어난 적이 없기 때문이다.

예컨대 집권 초 문재인은 대표적인 ‘박근혜 적폐’로 여겨지던 사드의 배치를 강행해 그 적폐를 완성했다.

문재인은 2015년 ‘위안부 합의’를 파기하겠다고 공약했다. 이 합의는 ‘위안부’ 문제가 한·미·일 동맹 구축에 걸림돌이 될 것을 우려한 미국의 촉구 속에서 이루어진 합의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는 ‘화해·치유재단’만 해산하고는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있다.

물론 정부는 아직 지소미아 연장을 공식화하지 않았다. 폐기 가능성도 열려 있는 것처럼 말한다. 그러나 이제는 지소미아를 유지하되 실질적으로 정보 제공은 하지 않는 방향으로 가겠다는 얘기도 나온다. 폐기에서 한 발 물러선 것이다

6월에 문재인 정부는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을 지지한다고 천명했다. 그런데 “인도-태평양 전략’ 하에서 미국은 일본을 핵심 파트너로 삼아 한국을 그 하위 파트너로 묶으려 한다. 그것에 동의하는 문재인 정부가 지소미아를 스스로 폐기할까?

문재인 정부가 추구하는 ‘자주 국방’이 일관될 수 없음은 최근 국방부가 주요 내용을 발표한 “2020~2024 국방중기계획”에서도 드러난다. 국방부는 F-35A기를 도입하고 대형수송함을 만들겠다고 한다. “대형수송함”이란 수직 이착륙기인 F-35B를 싣는 경항공모함을 말한다. F-35기를 도입하는 데에는 막대한 비용이 들 것이다.

그런데 한국이 구입한 F-35기는 미국이 지정한 지역정비창에서만 수리할 수 있다. 그 정비창은 일본의 미쓰비시중공업이다. 결국 문재인 정부의 ‘자주 국방’은 미일 협력 체계 내에서의 군비 증강일 뿐인 것이다.

따라서 지소미아를 폐기하기 위해서는 문재인 정부의 행보를 비판하고 그로부터 독립적으로 투쟁을 건설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본의 재무장화가 미·일 동맹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만큼 미국의 패권 정책에도 반대해야 한다. 그리고 호르무즈해협 파병 등 문재인 정부가 거기에 협조하는 것에도 반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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