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티브로드, LG유플러스-CJ헬로 인수·합병:
기업 경쟁력 앞세우며 고용안정은 외면하는 정부와 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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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이동통신사들의 케이블 업체 인수합병이 막바지에 다다르고 있다.
올해 초부터 LG유플러스는 CJ헬로를 인수하고, SK브로드밴드는 티브로드를 합병하는 시도를 본격화했다. 현재 공정거래위원회가 심사 중이고, 심사가 끝나면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원회의 심사가 이어진다.
대규모 인수합병으로 간접고용 노동자들(수리·설치 등)의 불안감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인수 대상 기업인 CJ헬로와 티브로드의 간접고용 노동자들은 인수합병에 따른 구조조정에 항의하는 행동을 벌여 왔다.
사측과 정부는 “외국계 OTT 서비스(넷플릭스 등)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면서 국내 기업들이 하루빨리 덩치를 키우고 서비스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면서 인수합병을 서두르고 있다.
하지만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 인수합병 때와 마찬가지로 정부는 노동자 고용과 조건에는 아무 관심이 없다.
노동자들은 두 이동통신사들이 인수합병으로 케이블 쪽 가입자를 빼내서 IPTV 등을 판매하고, 케이블 사업은 점차 줄여서 구조조정 할 것이라고 우려해 왔다.
희망연대노조는 “LG유플러스-CJ헬로 합병 관련 사업계획서 요약본에는 ‘고용안정’이나 ‘정규직화’라는 단어가 단 한 차례도 등장하지 않는다”고 폭로했다.
10월 17일 공정위가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 결정을 유보했다. 하지만 공정위의 유보는 인수합병에 대한 반대가 아니다.
인수합병 경쟁 중인 LG유플러스와 SK브로드밴드의 교차판매 형평성이 문제가 된 상황이다. 공정위가 SK브로드밴드-티브로드에 비해 LG유플러스-CJ헬로의 교차판매를 더 용이하게 해 준 게 논란이 된 것이다.
그래서 오히려 교차판매 조건이 더 완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노동조합과 시민단체는 교차판매가 가입자만 빼가는 것이라 반대하고 있는 사안이다.
공정위 유보 이후에도 청문회에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인수합병을 서두를 것을 촉구했다. 최기영 과기정통부 장관은 “M&A 절차가 늦어지지 않도록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티브로드 노동자들은 5월 9일 합병 소식이 발표되자 과천정부청사 앞에서 농성에 돌입해, 정부가 방송 다양성 확보, 지역 일자리 창출, 고용보장 방안을 중심으로 심사를 하라고 요구했다. 9월 23일 직접고용을 촉구하며 SKT타워 앞에서 천막농성을 시작했다. 또 10월 29일에는 하루 파업에 나섰다.
CJ헬로는 매각을 추진하면서 이미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구조조정 해 인력의 40퍼센트를 감축했다. 이에 노동자들은 2월 19일 희망연대노조 CJ헬로고객센터지부를 결성했고, 9월 26일부터 상암 본사 앞에서 노숙농성에 돌입했다. 또 10월 24일에는 하루 파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고용불안에 맞선 케이블 노동자들의 투쟁에 지지를 보내자.
10월 29일 티브로드 노동자들이 인수합병과 구조조정에 반대하며 하루 파업을 했다. 3번 째 파업이다. 오후 2시 SKT 사옥 앞에 티브로드 노동자와 연대 단체 등 250여 명이 모여 힘차게 집회를 열었다. 노동자들은 SKT와 티브로드 합병은 최태원에게는 선물 꾸러미고 티브로드 하청 노동자에게는 대재앙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티브로드 노동자들은 지난 9월 부터 SKT 사장 면담을 요구하며 한 달 넘게 천막 농성을 했다. 그런데 SKT는 아무런 응답 없다. 권석천 티브로드비정규직지부 지부장은 인수합병 과정에서 SK의 약속을 받지 못한다면 고용불안이 반복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성근 희망연대노조 부위원장은 이렇게 말했다. “그동안 협력업체 사장들이 배임하고 배불려 온 것들을 이제는 바꿔 보자고 직접고용 하자는 것입니다. SK는 필시 우리를 자회사로 편입시키자고 할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직접고용 할 것을 단순하고 명확하게 요구합니다.”티브로드 노동자 3차 파업 집회
“SK-티브로드 합병은 재벌 이윤만을 위한 인수합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