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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헬로비전 노동자 80퍼센트 산재 경험:
“팔이 부러져도 외주업체는 무급으로 쉬랍니다”

1월 21일 국회에서 ‘LG헬로비전 고객센터 작업환경·노동안전 긴급 실태조사 결과 발표 토론회’가 희망연대노조 LG헬로비전 비정규직지부 등의 주최로 열렸다.

지난해 12월 30일 LG헬로비전 비정규직 노동자 김도빈(45) 씨가 작업 중 사망한 것을 계기로 노동 환경 긴급 실태조사가 진행됐고, 이날 토론회는 그 결과를 발표하는 자리였다.

희망연대노조와 LG헬로비전 비정규직지부는 원청인 LG유플러스에도 공동조사를 제안했으나 사측은 응답조차 하지 않았다.

2020년 1월 21일 국회에서 열린 LG헬로비전 노동자 안전 실태조사 결과 발표 토론회 ⓒ희망연대노조 페이스북

이만재 희망연대노조 조직국장은 정부가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 허가를 내줄 때 “3년간 기존 협력업체와의 계약을 계속적으로 유지”하는 조건을 부과하면서 “외주업체를 통한 고객센터 운영구조를 유지”했고 그것이 노동자의 사망을 낳았다고 지적했다.

그 결과 인수로 탄생한 LG헬로비전은 하청구조를 유지한 채로 출범할 수 있었다.

LG헬로비전은 노동자들을 더 쥐어짰다. 원청이 외주업체에 주는 수수료를 10퍼센트 삭감했고, 지표 미달성 시 수수료를 30퍼센트 삭감했다. 외주업체들은 이것을 핑계로 노동자들을 더 쥐어짰다. 결국 인터넷과 케이블 한 건당 설치 시간이 이동시간을 포함해 30~40분에 불과했다. 이것은 동종업계에서도 절반밖에 안되는 시간이었다.

또 다른 발제자였던 노동건강연대의 박상빈 씨는 지난해에만 인터넷, 케이블, IPTV 설치 노동자들이 4명이 산재로 사망했다고 지적하며 최근의 김도빈 씨의 사망은 우연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박상빈 씨의 조사에 따르면 LG헬로비전 고객센터 노동자들의 안전보건 교육은 형식적으로 진행됐다. 심지어 안전교육시간에 보험설계 사무소에서 보험상품을 파는 경우도 있었다.

또 지난 3년간 LG헬로비전 노동자 중 사고를 당한 비율은 77.5퍼센트에 달했지만 산재보험을 신청한 경우는 2퍼센트밖에 되지 않았다.

그래서 부상을 당해도 무급으로 쉬었다는 노동자들의 증언도 많았다.

“비올 때 옥상 올라가면서 미끄러져 팔이 부러졌는데, 한 달 반 쉬고 그냥 왔어요. 무급으로요. 그냥 ‘당신자리 지켜 줄 테니까 쉬고 와라, 고용을 유지해 줄 테니까 쉬어라’ 하고요. [치료비는] 자기 돈으로 다 처리하고요.”

또 휴식 시간도 전혀 보장되지 않았다. “사측은 저희가 차를 타고 이동하는 시간을 휴식 시간이라고 생각해요. 적어도 1시간을 일하면 5분에서 10분은 정도는 쉬어야 하는데, 저희는 업무 처리하고 나면 바로 [자동차] 기어 넣고 이동하는 거에요.”

부족한 작업시간 때문에 노동자들은 지진, 폭설, 태풍, 우천, 강풍 등의 상황에서도 66.3퍼센트가 작업중지 없이 평상시처럼 작업을 해야만 했다.

그래서 노동자들은 “안전을 고려하며 일할 수 있을만한 시간이 주어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노동자들은 이런 상황을 해결하기 위한 첫 걸음은 직접고용이라고 말한다.

“중간 착취가 없어지면 그 비용을 우리 기사들한테 쓸 수도 있는 거고, 그럼 장비가 우리 기사들한테도 올 수도 있는 거고, 또 직접고용이 되면 안전도 원청이 직접 책임져야 하는 상황이 오는 거잖아요. 그렇게 되면 더 신경을 쓰겠죠.”

LG헬로비전은 노동자들을 직접고용 해야 한다.

2020년 1월 8일 업무 중 사망한 김도빈 노동자를 추모하는 문화제 ⓒ희망연대노조 페이스북
2020년 1월 8일 업무 중 사망한 김도빈 노동자를 추모하는 문화제 ⓒ희망연대노조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