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헬로비전 비정규직 산재 사망 49재:
재발 방지 대책은커녕 사과조차 하지 않은 LG유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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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12일 LG유플러스 용산사옥 앞에서 희망연대노조 LG헬로비전 비정규직지부 주최로 “LG헬로비전 고객센터(외주업체) 산재문재 해결 촉구 기자회견”이 열렸다. LG헬로비전 비정규직지부는 LG헬로비전의 하청 노동자 노조이다. 산재로 사망한 LG헬로비전 비정규직 노동자 고(故) 김도빈 씨 49재를 나흘을 앞둔 날이었다.
참가자들은 고인이 죽은 지 40일이 넘었지만, LG유플러스가 보상과 재발 방지 대책은커녕 공식적인 사과조차 하고 있지 않다고 분노했다.
LG헬로비전 비정규직지부는 고 김도빈 씨의 죽음에 대해 “30분 간격으로 업무를 배정하는 체계 때문에 격무에 시달리던 김도빈 조합원이 사망했다. 2인 1조 작업만 이뤄졌어도 죽음에 이르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이승환 LG헬로비전 비정규직지부 지부장은 사망 사고 이후에도 실적을 강요하는 인센티브 기준 강화는 여전하고, LG유플러스와 CJ헬로 인수합병 이후 이제는 LG유플러스 망을 이용한 개통 업무까지 해야해서 노동조건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고 폭로했다.
“노동자들이 한 건을 처리하는 데 편성된 시간은 이동시간을 포함해 30~40분입니다. 시간이 오래 걸리면 점심도 거르며 시간에 쫓기며 일합니다. 그런데도 사측은 인센티브를 채워야 한다며 영업실적을 압박합니다. 이제는 LG유플러스 기기 설치와 AS까지 더 맡아야 합니다. 우리에게는 안전장치도 지급되지 않습니다. 일부 업체에서는 고소작업차 없이 전봇대에 오르는 일까지 강요하며 더 위험한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노동건강연대 박상빈 씨는 LG유플러스가 노동자들을 쥐어짜 돈을 벌지만 책임은 지지 않으려 한다고 비판했다.
“원청에 원청이라고 할 수 있는 LG유플러스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1851억 원(전년 동기 대비 77.8퍼센트 증가)이다. 반면 2019년 하반기에는 노동자 2명이 사망했다. 노동자들을 외주화하고 영업실적으로 압박하고 열악하게 만들면서 이뤄낸 것이다.”
이러한 계속되는 산재는 간접고용과 인센티브 제도라는 구조적 문제와 연결돼 있다. LG유플러스는 CJ헬로 비전을 인수합병 하면서 LG헬로비전을 출범시켰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원청이 외주업체에 주는 수수료를 10퍼센트 삭감했고, 지표 미달성 시 수수료를 30퍼센트 삭감했다. 외주업체들은 이것을 핑계로 노동자들을 더 쥐어짰다.
게다가 인수합병 과정에서 정부는 3년 동안 하청업체 계약을 유지할 수 있도록 허가했다. LG유플러스나 LG헬로비전이나 하청업체에 모든 것을 떠넘기고 모른 척하고 있다.
산재와 노동조건 문제 해결을 위해 LG유플러스와 LG헬로비전이 책임지고 나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