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소 청년·비정규직 노동자 고 김용균 사망 1주기를 앞두고:
동료들이 광화문광장에서 농성에 들어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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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김용균 사망 1주기가 다가오고 있다(12월 10일). 11월 11일 오전 11시 김용균의 동료들인 발전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광화문광장 농성에 돌입했다.
얼마 전, 고 김용균의 사망을 조사한 특조위는 ‘외주화’가 사망 원인이고, 발전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직접고용 정규직화를 해야 한다고 권고안을 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와 발전사들은 특조위의 권고도 노동자들의 요구도 무시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여전히 진보 염원 노동자·서민층과 사용자·우파 사이에서 줄타기하면서도, 실천으로는 친사용자 쪽으로 기울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자유한국당의 전신인 새누리당에 소속돼 있던 인물에게 노동부 장관 입각을 제안했었다.
문재인 정부가 노동자를 배신한 일로는 비정규직 정규직화 실패가 전형적인 사례이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문재인 정부의 정책을 가리켜서, ‘비정규직 제로가 아니라 정규직 제로 아니냐’, ‘자회사 전환은 가짜 정규직화다’ 하고 성토한다.
11월 11일 광화문광장에서 발전 비정규직 노동자들, 김용균재단의 대표이자 김용균의 어머니인 김미숙 님은 김용균 사망 1주기를 앞두고도 특조위 권고안 무시하는 문재인 정부에 맞설 것이라고 결의를 밝혔다.
그리고 광화문광장에 김용균을 추모하는 분향소를 설치했다.
서울시는 직원들을 보내 분향소 설치를 방해했다. 마스크와 장갑을 낀 서울시 직원들은 발전 노동자, 김미숙 님, 연대 단체 활동가 등을 밀치며 천막을 뺏으려 했다.
‘불법’이라는 이유에서였다. 그런데 광화문광장은 촛불 광장, 시민의 광장이라고 하지 않는가? 촛불 정신은 노동자·서민의 삶을 공격하는 자들에 맞선 저항 정신이고, 그게 광화문광장에 꽃 폈던 것이다. ‘촛불 정부’ 운운하는 정부 하에서, 민주당 소속 박원순 시장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이렇게 매몰차게 대했다.
김미숙 님은 천막을 지키며 “우리가 뭘 잘못했습니까”, “아이가 죽었어요” 하며 울부짖었다. 가슴이 미어졌다.
이태성 발전비정규연대회의 간사는 “24살 청년이 일하다가 죽었어요. 정부가 뭘 해 줬다고 추모까지 방해해요! 도대체 뭘 해 줬어요!” 하며 천막을 지켰다.
이런 항의 덕분에, 다행히도 김용균 추모 분향소가 차려질 수 있었다.
청년·학생들에게 김용균의 죽음은 각별하다. 또래의 죽음이고, 문재인 정부의 위선이 여실히 드러난 참변이고, 사람을 집어삼키는 이윤 중심 사회에 대한 의구심을 갖게 하는 비극이었기 때문이다.
김용균의 마지막 염원이, 그의 죽음이 헛되게 되지 않도록 연대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