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김용균 1주기 추모 집회:
산재 사망 끊이지 않는데 문재인 정부는 김용균을 잊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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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7일 오후 종각 사거리에서 “일하다 죽지 않게! 차별받지 않게!” 고(故) 김용균 노동자 1주기 추모 대회가 열렸다.
김용균의 어머니와 김용균의 동료들인 발전소 노동자, ‘가짜 정규직화’에 맞서 투쟁 중인 톨게이트 노동자, 반복되는 중대 재해에 고통받는 금속·건설 노동자 등과 시민들이 집결했다. 노동자들은 대부분 민주노총이 주최한 사전 대회부터 참가했다. 세월호 참사 유가족과 416연대도 함께했다.
참가자들은 위험의 외주화 금지, 누더기 된 개정 산안법의 재개정, 김용균 특조위 권고안 이행 등을 요구했다.
지난 1년 동안 김용균 특조위는 죽음의 원인을 규명하고 발전소 현실을 바꾸기 위해 22개 권고안을 내놓았지만 정부는 이런 노력들을 완전히 무시하고 있다. 위험의 외주화 금지와 직접고용 정규직화, 2인 1조 시행은커녕 개당 3000원도 채 안 되는 마스크 지급조차 이행되지 않았다.
김용균의 동료인 태안화력발전소 노동자 장금만 씨가 무대에 올라 발언했다.
“우리는 아직 발전소 비정규직으로 일하고 있고, 김용균 특조위가 권고안을 발표한 지 3달 반이 지났는데 정부는 권고안을 휴지조각으로 만들고 있어. 너의 죽음이 1년도 되지 않았는데 어떻게 이럴 수가 있을까? 도무지 그 날을 잊을 수가 없어. 그런데 정부는 벌써 너의 죽음을 잊고 묻으려나 보다. 그래도 질 수 없다. 우리는 다시 용균이, 너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싸우려고 한다.”
김용균의 어머니 김미숙 씨도 말했다.
“아직 엄마는 이 곳에서 할 일이 많단다. 대통령과 정부·여당이 유가족 앞에서 약속했던 게 하나도 지켜지지 않았어. 그래서 합의 이행 약속 지키라고 해야 하고 특조위 권고안도 현장에 이행되는지 지켜봐야 하고 너를 죽게 만든 책임자들 강력한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단다.”
이태성 발전비정규직연대회의 간사는 울분을 담아 외쳤다. “약속을 지키지 않은 것은 우리가 아니라 문재인 정부입니다. 문재인 정부에게 이제 더는 구걸하지 않겠습니다. 발전 노동자의 힘으로 죽음의 외주화 끝장내겠습니다.”
참가자들은 집회가 끝난 후 1년 동안 약속을 지키지 않는 문재인 정부를 규탄하며 청와대 방면으로 행진했다.
12월 5일 문재인 정부는 유가족과 김용균 특조위를 청와대로 불러 간담회를 가졌다. 그러나 정부는 외주화 금지와 직접고용 정규직화 등 특조위 주요 권고안 이행 요구를 여전히 외면했고, 간담회 참가자들은 즉각 반발했다.
김용균 특조위와 시민대책위는 “이 내용[정부 입장]대로라면 김용균 노동자의 죽음 이전으로 돌아가자는 것”이라며 규탄했다.
하루 평균 3명의 또 다른 ‘김용균’들이 산재 사고로 사망하는 끔찍한 현실을 바꾸기 위해 문재인 정부에 맞서는 강력한 투쟁이 필요한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