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병원 전면파업 11일:
분당서울대병원은 즉각 전원 직고용 전환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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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연대노조 서경지부 소속 분당서울대병원 간접고용 노동자 450명이 전원 직고용 전환을 요구하며 11일째(11월 17일 기준) 전면 파업을 이어 가고 있다.
윤병일 분회장은 “이번에 직고용 기회를 놓치면, 앞으로 수년, 아니면 수십 년 동안 기회가 오지 않을 수 있다. 이번에 전원 직고용될 때까지 파업 투쟁을 이어 가자” 하고 호소했다. 고령의 여성 노동자와 노조 간부들은 삭발까지 했다. 첫 전면 파업에 돌입한 노동자들이 높은 투지를 보여 주고 있다. 노동자들의 투지에 밀려 사측은 자회사 강요에서 한 발 물러나 직고용 전환 방침을 밝혔지만, 여전히 전원 직고용 전환 요구는 거부하고 있다.
노동자들은 서울대병원 본원처럼 전원 직고용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직고용 전환 과정에서 65세 이상 고령자들의 고용을 보장하고, 2017년 7월 이후 고용된 노동자들의 공개 채용 방침을 철회하라는 노동자들의 요구는 너무나 정당하다. 황혜진 조합원은 “우리가 맡은 청소 구역은 상상을 초월한다. 여기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몸이 성한 데가 없다. 나도 일한 지 얼마 안 됐는데, 손가락에 뼈가 튀어나왔다”며 그동안 헌신한 전원이 직고용돼야 한다고 말한다.
분당서울대병원은 전원 직고용으로 전환할 여력도 충분하다. 분당서울대병원의 의료수익 대비 인건비 비율은 36.45퍼센트에 불과하다(2017년 기준). 서울대병원 본원 인건비 비율 45.54퍼센트보다 훨씬 낮다.
분당서울대병원은 정부의 ‘공공부문 가이드라인 지침’과 ‘채용비리 방지 추가지침’ 때문에 고령자 고용 보장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고 버티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억지다. ‘공공부문 비정규직 근로자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60세 이상자가 근무하는 직종이 청소·경비 등 고령자 친화 직종에 해당하는 경우 기관이 별도의 정년을 설정(예:65세)하는 방법 등을 통해 정규직 전환을 추진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65세는 예시로 제시된 것이지 상한선이 아니다.
‘채용비리 방지 추가지침’은 우파들이 문재인 정부의 공공부문 ‘정규직’ 대책에 반발해 ‘채용비리’ 운운하며 공격하자 지난해 10월 30일 정부가 이에 타협해 서둘러 내놓은 조처다. ‘채용비리 방지 추가지침’에는 “공개경쟁 등 보다 엄격한 전환 채용 방식을 적용하는 방안을 [전환심의기구에서] 논의하라”고 돼 있다. 그러나 정부 지침은 친인척 비리와 관련된 엄격한 검증을 강화하자는 것이지, 공개채용을 원칙으로 제시한 것은 아니다. 그런데도 분당서울대병원은 정부의 지침을 핑계로 노동자들의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고 억지를 부리고 있다.
우파들의 악의적 왜곡 보도와 의사협회의 공격
최근 〈조선일보〉 등 우파 언론은 분당서울대병원 파업 노동자들이 환자들을 폭행한 것처럼 악의적 왜곡을 하고 있다.
그러나 진실은 정반대다. 집회 도중 연설하던 여성 조합원을 향해 한 건장한 남성이 갑자기 달려들었다. 고령의 분회장이 이를 제지하려 하자 이 남성은 분회장의 멱살도 잡았다.
당시 상황을 가까이서 본 한 조합원은 분통을 터뜨렸다. “젊고 건장한 남성이 마이크를 빼앗고, 분회장을 내동댕이치려 하자, 우리가 항의했을 뿐이다. 행정동에 항의 방문하러 갔을 때도 계단에서 넘어져서 조합원들이 오히려 다쳤다. 그런데 〈조선일보〉는 조합원들이 환자들을 폭행했다고 거짓말을 한다.”
대한의사협회는 11월 14일 “민주노총 소속 분당서울대병원 노조는 환자 안전 위협하는 폭력 사태 책임지고 즉각 해산하라!’고 성명서를 발표하고 조합원들을 고소했다. 골수 우파인 최대집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국민 건강을 무시한 민주노총은 즉각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국민 건강을 무시하고 의료를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시키려 하는 것은 문재인 정부다. 대한의사협회 집행부는 꾀죄죄한 문재인 케어조차 맹렬히 반대할 정도로 복지 확대에 반대한다. 민주노총 소속 병원 노동자들은 돈보다 환자들의 생명과 건강을 우선해서 싸워 왔다. 환자들의 안전과 직결된 이송, 간호 보조, 청소 등 일을 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고용과 처우가 개선되는 것은 의료 서비스의 질 향상과 무관하지 않다.
분당서울대병원은 야비하게도 파업 효과를 무력화시키려고 미화 업무에 일당 10만 원이 넘는 대체 인력을 투입하고 있다. 병동 보조, 환자 이송의 업무에는 간호사들과 정규직 직원들을 투입하고 있다.
그럼에도 파업이 길어지면서 병원 업무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끼치고 있는 듯하다. 특히 간호 보조 업무를 하는 병동사원 노동자들은 대부분 노조로 조직돼 있다. 간호사들의 노동 강도가 크게 높아졌을 것이 불보듯 뻔하다.
연대도 확대되고 있다. 11월 15일에는 민주노총 경기도본부가 분당서울대병원 1층 로비에서 파업투쟁승리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800명이 넘는 노동자들이 분당서울대병원 1층 로비를 가득 채워 전원 직고용 전환을 요구했다.
분당서울대병원 직고용 전환 투쟁이 승리하면 다른 국립대병원 비정규직 노동자들뿐 아니라 자회사 반대를 내걸고 투쟁하는 노동자들에게도 큰 힘이 될 수 있다. 투쟁이 승리할 수 있도록 연대가 확대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