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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대학교병원·전남대학교병원 비정규직 파업:
“약속대로 직접고용 정규직화하라”

직접고용 정규직화를 요구하며 올해 내내 싸워 온 부산대병원 비정규직 노동자들(보건의료노조 부산대병원 비정규직지부)은 지난 12월 10일부터 파업을 하고 있다. 4차례 경고 파업에도 사측이 말 바꾸기만 거듭하자 무기한 파업에 나선 것이다.

12월 23일에는 지역구 국회의원인 김해영의 사무실을 찾아 면담을 요청하고 무기한 농성을 시작했다. 김해영 의원은 민주당 최고위원이자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이다. 노동자들은 국립대병원의 관할부처인 교육부에 분명한 조처를 촉구해 달라고 요구했다.

같은 날 부산대병원 정규직지부 간부들은 병원장실에서 직접고용을 요구하며 농성을 시작했다.

24일에는 노동자 십수 명이 집단 삭발을 하고 단식에도 들어갔다.

병원 측은 여전히 요지부동이다. 올해 초 3개 산별연맹 산하 국립대병원 노동자들이 공동투쟁을 벌일 때에는 ‘서울대병원 합의에 따르겠다’며 시간을 끌더니, 정작 서울대병원에서 직접 고용하자 ‘지방은 다르다’며 말을 바꿨다. 경북대병원, 강원대병원, 제주대병원 등 지방 국립대병원에서도 직접고용에 합의했지만 부산대병원 사측은 여전히 자회사 방안을 고수하고 있다.

그럼에도 노동자들이 불리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국립대병원 중 절반 이상이 직접고용에 합의한 상황에서 ‘우리도 직접 고용하라’는 노동자들의 요구는 많은 이들의 지지를 받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연대를 확대하면 부산대병원 측을 압박할 수 있다.

건설노조 부울경 건설지부는 파업 기금을 지원하기도 했다. 올해 함께 싸운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도 12월 23일 성명을 내고 직접고용을 외면하고 있는 부산대병원을 규탄했다(‘이제 그만 쫌, 직접고용 정규직화 시행하라’). 민중당, 정의당, 노동자연대 등 노동계 단체들의 연대도 계속되고 있다.

이런 연대를 더욱 확대해 나가야 한다. 부산대학교는 조국 딸 특혜 논란에 휘말려 구설수에 오른 바 있는데 검찰이 수사를 계속하고 있는 만큼 더 큰 혐의가 드러날 수도 있다. 그러면 병원 측이 불리한 상황에 놓일 수 있다.

12월 24일 부산대병원 로비에서 열린 결의대회 국립대병원 중 절반 이상이 직접고용에 합의했다 ⓒ출처 보건의료노조

한편, 14일째 파업을 하고 있는 보건의료노조 광주전남지역본부 소속 노동자들도 병원 행정동 앞에서 집회를 열고 사측의 자회사 추진을 규탄했다.

전남대병원 사측은 최근 정규직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직접고용 여부를 묻는 설문조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정작 당사자들은 배제한 설문조사였다. 보건의료노조에 따르면 이 과정에서 ‘정규직 몫을 지키려면 자회사로 전환돼야 한다’는 이간질이 동원됐고, 심지어 이미 체크가 끝난 설문지를 주고 앞에서 지켜보며 작성을 강요한 경우도 있다고 한다.

보건의료노조 나순자 위원장 등 노동조합 간부들은 이에 항의하며 20일부터 원장실에서 농성을 하고 있다.

전남대병원은 노동자들에게는 가혹한 반면 고위 관리자들끼리는 특혜를 주고받으며 잇속을 챙겨 왔다. 전남대병원의 실세인 총무국장과 사무국장은 채용과정에서 아들과 아들 여자친구 등에게 특혜를 줬는데,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는 병원 측이 이들에게 경고라는 경징계만 주며 사실상 감싸 온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국립대병원 경영자들이 이처럼 노동자들에게는 모질고 제 잇속만 챙기는데도 정부는 완전히 손을 놓고 있다. 오히려 노동시간 단축 무력화 등 노동 개악에 열을 올리는 문재인 정부를 보며 병원장들도 버티기를 하고 있는 듯하다. 한 국립대병원 관리자가 말한 것처럼 ‘이러다가 다시 외주화 하라는 지침이 나오면 어쩌냐’ 하는 생각일 수도 있다.

12월 23일 전남대병원 강압·부정행위 규탄대회 ⓒ출처 보건의료노조

국립대병원 노동자들은 올해 공공기관의 자회사 전환에 제동을 걸고 승리를 거둬 왔다. 서울대병원을 시작으로 최근 분당서울대병원까지 8개 국립대병원 노동자들이 직접고용을 쟁취했다. 부산대병원·전남대병원 등 지금 싸우고 있는 국립대병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도 승리할 때까지 지지와 연대를 보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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