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임금 삭감에 항의해 하청 노동자 1000명 작업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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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1일 현대중공업 건조부 물량팀(2·3차 하청 단기계약직) 노동자 1000여 명이 임금 삭감에 항의해 작업을 거부했다. 이 노동자들은 선박 블록을 이어 붙이는 중요한 일을 한다. 그래서 이들이 일손을 내려놓자 조선사업부의 모든 도크(거대한 선박 건조 공간)에서 작업이 중단됐다. 전날에도 물량팀 노동자 300여 명이 공장 안에서 오토바이 행진을 벌였다.
2월 말 하청업체 사장들은 노동자들의 임금을 삭감하기로 했다. 물량팀 노동자 1000여 명의 월급이 1인당 10만~20만 원 삭감될 것이라고 한다.
게다가 1차 하청업체 사장들은 그간 책임지던 물량팀 노동자들의 4대 보험 가입을 개별 물량팀으로 떠넘겼다. 그렇게 되면 보험 가입이 제대로 이뤄지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4대 보험 가입을 기준으로 원청이 지급하던 각종 휴가비와 성과금도 못 받게 될 수 있다.
현대중공업 원청도 지난 수년간 어떻게든 노동자들을 쥐어짜 비용을 절감하려고 안달이었다. 그 속에서 한때 수만 명에 이르던 하청 노동자 수는 1만 명 수준으로 크게 줄었다.
임금 삭감도 이어졌다. 많은 하청 노동자들은 매달 임금의 일부가 체불되는 고통도 겪었다.
이번에 임금이 삭감된 건조부 물량팀 노동자들도 만성적인 임금 체불에 시달리던 노동자들이다. 그런데도 원하청 사측이 더한층 공격에 나선 것이다.
더구나 이번 임금 삭감은 다른 노동자들에게로 확대될 수도 있다. 당장 다른 부서의 물량팀 노동자들 사이에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현대중공업 사측은 이번 공격을 지렛대 삼아 1차 하청 노동자들이나 정규직 노동자들에게도 임금 하향 압박을 가하려 들 수 있다.
하청 노동자들은 사측의 공격에 상당한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건조부 물량팀의 팀장들과 사내하청지회는 임금 삭감 철회 등을 요구하며 투쟁에 나섰다. 노동자들은 요구가 받아들여질 때까지 작업 거부를 이어 나갈 계획이라고 한다.
최근 건설기계 부문 하청 노동자들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동안의 임금 삭감과 조건 악화에 불만을 느낀 수십 명이 노조에 가입하고, 얼마 전 100퍼센트 찬성으로 파업을 가결했다.
이런 하청 노동자들의 투쟁에, 현대중공업지부가 적극 나서서 연대를 확대해야 한다. 특히 정규직 활동가들이 기층에서 지지를 표명하고 연대를 넓히는 등 원하청 단결을 위해 애써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