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차별 반대 투쟁이 미국을 뒤흔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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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애폴리스 경찰의 흑인 살해를 규탄하며 시작된 항쟁이 미국과 다른 많은 나라들을 뒤흔들고 있다.
시위가 2주째로 접어들면서 운동의 규모는 더 커졌다. 6월 첫째 주말에만 미국 전역에서 100만 명 넘게 거리에 나왔다. 로스앤젤레스, 뉴욕, 휴스턴 등 대도시에서는 수만 명이 운집했다.
지금까지 미국 내 50개 주
〈워싱턴 포스트〉는 특집 기사에서 이 시위의 특징을 이렇게 지적했다.
시위대는 대규모로 거리를 행진하며
노동자들도 점점 더 많이 시위에 참가했다. 오하이오주에서는 경찰에 식사를 제공하는 업체의 노동자들이 파업하고 경찰 폭력 규탄 시위에 동참했다. 파업 노동자 한 명은 이렇게 말했다.
뉴욕에서는 코로나19 긴급 대응 의료진을 비롯한 병원 노동자들이 대열을 지어 참가했다. 의료용 보호복을 입고 시위에 나온 노동자 한 명은 이렇게 말했다.
다른 병원 노동자는 이렇게 말했다.
“경찰 해체”
운동에 밀려 부분적 양보안이 조금씩 나오기도 했다. 미니애폴리스 검찰 당국은 조지 플로이드를 살해한 데릭 쇼빈을 3급 살인
한편, 미니애폴리스 시의회 의장은
시위대는 미국 곳곳에서 남북전쟁 당시 남부군 장군들의 동상 십여 개를 파괴했다. 2017년에 버지니아주 샬러츠빌에서 인종차별 반대 운동가들이 로버트 E 리
하지만 이런 조처만으로는 이번 운동의 근저에 있는 인종차별, 경제 위기, 코로나19가 증폭시킨 노동자 고통이 전혀 해결되지 않을 것이다.
한편, 미국 지배계급 내에서는 분열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트럼프는 폭동금지법을 발동해 연방군으로 시위대를 진압하겠다고 했지만, 국방장관을 비롯해 정권 핵심부에서 이견이 불거졌다.
미국 민주당은 그나마 시원찮은 개혁안을 내면서도 꾀죄죄하게 굴고 있다. 6월 8일 민주당은 목 조르기 금지, 경찰복에 카메라 장착 의무화 등을 골자로 하는 경찰 개혁안을 발표했다. 트럼프가 이를 두고 경찰 예산을 삭감하려는 것이라며
공식정치의 난맥상 때문에도 많은 사람들이 거리 운동을 이어가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시위에 참가한 한 흑인 청년은 이렇게 말했다.
이번 인종차별 반대 운동은 미국에서 민주당 밖 정치적 공간을 크게 열고 있으며
국제적으로도 운동이 분출하다
미국의 운동에 연대하며 국제적인 인종차별 반대 운동이 분출했다. 6월 첫째 주에만 영국, 프랑스, 독일, 스페인, 이탈리아, 노르웨이, 오스트레일리아, 브라질, 멕시코, 인도,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수많은 나라에서 시위가 벌어졌다. 한국에서도 6월 5일

영국에서는 전국 150여 개 도시에서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벌어졌다. 런던에서만 약 5만 명이 행진했다. 1998년 경찰에 살해당한 흑인 청년 크리스토퍼 앨더의 유가족을 비롯해 그간 경찰의 인종차별적 폭력에 희생된 수많은 사람들의 가족
브리스틀 시위대 1만 명은 미국 운동에 영감을 받아 17세기 노예 무역상 에드워드 콜스턴의 동상을 끌어내려 강에 버렸다. 6월 9일 플로이드의 고향에서 열린 장례식에 참가한 유가족들은
독일에서도 10만 명 가까이 행진했다. 베를린 행진에 참가한 디링케
프랑스에서도 수만 명이 곳곳에서 인종차별 반대 행진을 벌였다. 파리에서 약 4만 명이 플로이드의 죽음과 프랑스 경찰이 살해한 흑인 청년 아다마 트라오레의 죽음을 함께 기렸다.
멕시코에서 행진한 사람들은 경찰이 살해한 멕시코 건설 노동자 히오바니 로페스의 죽음을 함께 기렸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시위대는 남아공 경찰이 이동 제한령 위반을 빌미로 살해한 콜린스 코사의 죽음을 함께 기렸다.
6월 7일 브라질에서도 수많은 사람들이 경찰 폭력을 규탄하며 행진했다. 브라질 경찰은 올해에만 수백 명을 살해했는데, 리우데자네이루 한 곳에서 4월에만 177명이 경찰에 살해당했다. 기록이 시작된 이래 가장 많다. 시위 조직자 중 한 명인 미셸 시우바는 이번 시위가 브라질에 만연한
이 나라들 모두에서 인종차별과 경찰 폭력 문제가 심각한 것은, 둘 모두가 세계 체제인 자본주의 자체의 속성과 긴밀히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시작된 항쟁이 국제적 운동으로 전진하고 있다. 한국에 사는 우리도 이 흐름을 흠뻑 지지하고 연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