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케이오 해고노동자 부당해고 판정:
코로나19발 정리해고 반대 투쟁, 성과 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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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지방노동위원회가 7월 13일 아시아나항공 하청(아시아나케이오) 노동자들의 해고에 대해 부당하다고 판정했다. 지난 5월 11일 해고된 이후 두 달여 동안 투쟁해 온 노동자들이 성과를 낸 것이다. 인천지방노동위원회는 사측이 고용유지지원제도도 활용하지 않고 정리해고를 단행한 것이 정당성이 없다고 판정했다.
그간 노동자들은 다단계 하청구조로 인해 열악한 노동조건 속에 일해 왔다. 아시아나항공은 그렇게 노동자들을 쥐어짜 부를 쌓았는데 코로나19로 항공기 운항이 줄어들자 노동자들에게 ‘희망퇴직이냐, 무기한 무급휴직이냐’ 하는선택을 강요했다.
사측의 강요로 노동자 500여 명 중 120여 명은 ‘회망퇴직’으로 회사를 떠났고, 360여 명은 울며 겨자 먹기로 무기한 무급휴직 동의서에 서명해야 했다. 무기한 무급휴직 동의서 서명을 거부한 노동자 8명은 정리해고를 당했다.
최저임금으로 생계를 이어 오던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무기한 무급휴직은 해고 못지 않은 커다란 고통을 준다. 노동자들이 무기한 무급휴직 강요를 거부한 것은 정당했다.
무급휴직 노동자들은 정부의 긴급 고용안정지원금으로 5월부터 매달 50만 원을 받았다. 생계를 유지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지만 이마저도 기한이 3개월이어서 8월부터 끊길 것이다.
그런데 지금 무급휴직이 불가피한 것도 아니다. 사측은 무급휴직자 중 160명을 ‘선별’해 업무에 복귀시켰는데, 최근 항공기 운항이 늘어나면서 연장 근로까지 하고 있다.
사측의 이윤 논리 때문에 무급휴직으로 생계난에 고통받는 노동자들이 있는 반면 일부 노동자들은 장시간 노동에 고통받고 있는 것이다.
해고된 노동자들은 아시아나케이오와 원청인 아시아나항공을 상대로 해고 철회를 요구하고 무기한 무급휴직에 반대하며 두 달여 동안 농성 투쟁을 해 왔다.
문재인 정부는 노동자들은 철저하게 외면했다. “하나의 일자리라도 지키겠다”던 문재인 정부는 노동자들의 농성 천막을 세 차례나 강제 철거했다. 코로나19를 이유로 해고된 것도 서러운데, 코로나19를 핑계로 집회의 자유조차 보장받지 못한 것이다. 노동자들이 분통을 터뜨리는 이유다.
반면, 정부는 아시아나항공을 비롯한 항공업체 기업주들에게는 천문학적인 자금을 지원했다.
“이런 악질 자본을 비호하려고 이제 갈 데도 없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한 평짜리 농성 천막을 걷기 위해 종로 일대에 집회 금지를 내놓은 것이 이 나라 정부입니다.”(아시아나케이오지부 김정남 지부장, 7월 9일 비정규직 이제그만 주최 기자회견 중)
이런 투쟁 속에서 노동자들이 얻어 낸 부당해고 판정은 값진 성과이다(인천지방노동위원회에 제소한 노동자 5명이 부당해고 판정을 받았다).
노동자들은 아직 투쟁이 끝나지 않았다고 말한다. “사측은 승복하지 않고 우리를 더 괴롭히고 힘들게 할 것입니다. 그래서 새로운 투쟁, 2차전을 치를 준비를 하려 합니다.”(공공운수노조 아시아나케이오지부 김정남 지부장)
사측은 부당해고 판정에 불복해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할 공산이 크다. 지방노동위원회에서 투쟁의 정당성을 인정 받았지만, 아직 해고자 복직을 위한 투쟁은 끝나지 않은 것이다.
민주노총과 주요 산별 노조들이 이런 노동자들의 투쟁을 적극 지원하면서, 항공업을 비롯해 서비스업, 제조업 등 곳곳에서 확대되는 구조조정에 맞서 싸워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