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유지지원금 만료 임박, 해고 위기에 놓인 노동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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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고용 동향을 보면, 현재 노동자들의 고용 상황이 여전히 심각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전체 취업자 수는 지난해 대비 5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올해 4월을 저점으로 취업자 감소 폭이 줄어들었다고는 하지만 7월에도 15~64세의 고용은 지난해보다 53만 명이 감소했다. 특히 15~29세 청년층의 고용 감소 폭은 지난달보다 더욱 늘었다. 일시 휴직 중인 노동자도 68만 5000명이나 된다.
게다가 최근 코로나19의 재확산 속에서 경제 상황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은 코로나19가 다시 확산해 봉쇄 조치가 강해지면 노동자 3명 중 1명이 해고 위험에 놓일 것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그런데도 정부의 고용유지지원금을 받지 못하는 노동자들은 앞으로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고용유지지원금은 노동자를 해고하지 않고 유급휴직을 시키는 기업들에게 휴업수당의 67~90퍼센트를 지원하는 것이다.
물론 고용유지지원금은 한계가 크다. 고용보험에 가입하지 못한 노동자 1200만 명은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다. 요청 권한이 노동자가 아닌 기업에게 있어서 지원받지 못하는 노동자도 생겼다. 대표적으로 아시아나케이오 사측은 고용유지지원금 신청을 거부하며 노동자들을 해고했다.
그래서 지원 대상을 대폭 확대하고 노동자들이 직접 신청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요구가 많았다.
그런데 다음 달부터는 고용유지지원금 지원이 확대되기는커녕 지급이 중단되는 사업장들이 대거 늘어날 예정이다. 고용유지지원금은 한 해에 180일까지 지급할 수 있게 돼 있어서 올해 3월부터 지원을 받은 기업들은 그 기한이 끝나기 때문이다.
정부는 항공, 관광 등 8개 특별고용지원업종에는 고용유지지원금의 지급 기한을 2개월 더 연장할 계획이다. 이는 사회적 대화 테이블인 노사정 대표자 회의에서 정부가 생색냈던 내용 중 하나였다.
그러나 고용유지지원금을 신청한 기업 7만 7000여 곳 중에 특별고용지원업종 사업장은 약 6400곳으로 전체의 8퍼센트에 불과하다. 게다가 특별고용지원업종의 노동자들도 불과 2개월 뒤에는 지원이 끊겨서 무급휴직이나 해고 위협에 시달리게 될 가능성이 크다.
고용유지지원금조차 끊기게 생긴 노동자들은 막막함과 불안함을 느끼고 있다. 취업포털 인터크루가 직장인 631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보면 고용유지지원금이 종료된 이후에 해고되거나 퇴사할 것이라는 응답자가 19퍼센트에 이른다.
정부는 예산이 부족하다며 고용유지지원금 지급 기간 연장과 지원 확대를 거부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가 이제까지 친시장적 경기 부양에 쏟아부은 막대한 돈에 비하면 고용유지지원금 확대에 들어가는 돈은 그야말로 새 발의 피에 지나지 않는다. 정부 스스로 밝혔듯이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이후 지금까지 594조 원에 달하는 금융·재정 대책이 발표됐다. 여기에 100조 원이 넘는 한국판 뉴딜 계획도 있다. 이 돈 대부분은 기업 경기 부양에 사용된다. 그러나 정부가 고용유지지원금에 배정한 예산은 겨우 2조 1632억 원에 지나지 않는다.
따라서 재정이 없는 게 문제가 아니다. 정부 재정을 기업주와 부자들이 아니라 노동자들의 고용을 지키는 데에 쓰라고 요구하고 투쟁하는 것이 중요하다.
코로나19 재확산과 함께 경제 상황의 불안정이 커지고, 정부의 고용 지원도 축소되는 상황에서 기업들이 노동자 해고, 무급휴직 등의 공격을 강화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올해 2분기 항공업이 최악의 위기를 겪는 상황에서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깜짝 흑자를 기록했다(대한항공 1485억 원, 아시아나항공 1151억 원). 다수 노동자들에게 휴직을 강요하고 임금을 삭감하며 고통을 떠넘긴 결과이다.
노동자들이 계속해서 위기의 고통을 떠안을 이유가 없다. 해고와 임금 삭감 등에 맞서는 노동자들의 투쟁이 강화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