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코로나19 학교 대책:
땜질 처방으로 안전 보장 못 하고 교사에게 부담만 떠넘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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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가 3월 신학기 등교 확대를 추진한 뒤, 어린이집 유아, 초중고교생 등에서 코로나 감염이 하루 평균 30명씩 발생하며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학교에서 발생한 코로나 감염이 소수였다며 올해부터 초등학교 저학년 전면 등교를 강행했다.
대신 초등학교 1~3학년 중 학급당 학생수가 30명 이상인 과밀학급 2296곳에 기간제 교사 2000명을 배치해서 학급을 분반해 학급 밀집도를 줄이겠다고 했다. 3월 18일에 교육부가 발표한 향후 지원 계획에 따르면, 초등학교 1~3학년에 배치된 기간제 교사는 1961명이다.
그러나 이 중 과밀학급 분반에 투입된 기간제 교사는 151명(3월 17일 기준 정부가 발표한 계획 인원의 7.7퍼센트)에 불과하다. 기간제 교사 지원 계획이 학사일정 확정 후에 졸속으로 시행된 데다가, 학교에 유휴교실이 부족해서 기간제 교사 배치가 원활하지 않은 상황이다. 과밀학급 2145곳은 여전히 높은 감염 위험을 감수하고 있는 셈이다.
결국 분반할 수 없는 과밀학급에 협력교사로서 기간제 교사 1060명이 배치됐다. 이 때문에 오히려 교실 내 밀집도만 높아졌다는 빈축을 사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땜질식 방역 대책만 내놓는 정부가 초래한 것이다. 과밀학급 해소를 위해 부랴부랴 기간제 교사 2000명을 충원한 정부 조처는 학교 현장에 그만큼 정규 교사가 부족했었음을 보여 준다. 그러나 정부 조처는 실질적인 거리두기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과밀학급을 줄이는 데 필수적인 정규 교사 충원이나 추가 교실 마련 등에는 정부가 전혀 관심이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정부는 학령인구 감소를 빌미로 신규 임용 교사수를 심각하게 줄이고 있다. 최근 2년간 서울 지역 초등학교 임용 합격자 대기 발령 인원은 2020년 357명, 2021년 300명으로 총 657명이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3월 1일자 발령은 총 3명에 불과할 정도로, 역대 최악의 임용률을 보이고 있다. 반면 초등학교에서도 2~3년 전에는 볼 수 없었던 정원외 기간제 교사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기간제 교사는 계속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삼중고
한편, 정부의 임시변통식 대응으로 교사들의 노동강도는 훨씬 높아졌다. 교사들은 방역 업무 증가와 원격수업, 등교수업까지 준비하며, 더러는 긴급돌봄까지 맡아야 하는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한창 개학으로 바쁜 3월에는 교육부가 공공학습관리 시스템으로 지정한 EBS온라인클래스의 시스템이 불안정해, 교사들이 올려둔 강좌가 사라지거나 진도율 확인 기능에 오류가 생기는 등 온라인 수업이 큰 혼란을 빚었다. 그간 온라인 수업 콘텐츠 제작, 학생들과의 실시간 화상 수업 등 온라인 교육은 교사들의 자발적 연수와 사기업들이 제공하는 서비스에 의존해 왔다. 이 서비스들 중 올해부터 유료로 전환되는 경우도 적지 않아, 교사들은 온라인상 안정적 수업 진행과 학급 운영의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학교 방역을 위한 인력 지원 또한 너무 미미하다. 방역 전문가가 아닌, 임시 방역 인력을 한시적으로만 지원하고, 이것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왔다. 최근 정의당 이은주 의원이 제출받은 교육부 자료를 보면, 지난해 경기도교육청은 학교방역 지원 인력 투입을 위한 특별교부금 2억 4000만 원을 집행하지 않은 것이 드러났다. 그러나 학교 현장에서는 방역 지원이 미비해 교사뿐만 아니라 교육공무직까지 방역에 동원되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이런 상황에서 추진된 긴급돌봄은 교사와 돌봄전담사 사이의 갈등만 부추겼다. 정부가 재정과 인력을 투입하지 않고, 교사와 돌봄전담사에게 일을 떠넘겼기 때문이다.
한편, 전교조는 이런 문제 해결을 위해 학급당 학생수 20명(유치원 14명) 상한제 법제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3월 23일에는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을 비롯해 전국 17개 시도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간 정부가 학급당 학생수 감축이나 돌봄교실 확대 등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고 임시방편 대응만 해 온 것을 고려하면, 대중적인 항의 운동이 벌어져야만 실질적인 개선이 가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