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직 구속은 당연한 일:
해고 노동자 복직시키고 이스타항공 국유화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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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타항공 창업주이자 현직 국회의원 이상직이 횡령·배임 등 혐의로 4월 28일 구속됐다. 이상직은 회삿돈 58억 4500만 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이상직 일가로 치면 빼돌린 돈이 500억 원대에 이른다.
이스타항공 노동자들과 노동 단체들은 이상직 영장 실질심사가 열린 전주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구속을 촉구했다. 전주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범죄 혐의가 충분하고 증거인멸 우려 등이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미 지난해 이스타항공 노동자 대량 해고를 계기로 이상직 처벌 목소리가 커져 온 상황임을 감안하면 뒤늦은 검찰 수사와 구속이 아닐 수 없다.
이상직과 그의 일가는 그동안 회삿돈을 이용해 부와 권력을 누려 왔다. 횡령한 돈을 정치 자금과 딸의 포르쉐 자동차 리스 비용, 고급 오피스텔 임차료 등으로 사용했다는 혐의가 제기돼 큰 공분을 자아낸 바 있다. 이상직은 문재인 정부에서 공공기관장을 맡고 국회의원까지 됐다.
무엇보다 이상직은 회삿돈을 마음대로 사용하면서도 이스타항공 노동자들에게는 장기간 임금을 체불하고, 결국 700여 명을 해고하는 짓도 저질렀다. 노동자들과 그 가족까지 포함하면 수천 명의 삶을 망가뜨린 것이다. 이스타항공 대량 해고가 벌어진 지 8개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해고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다. 체불 임금 문제도 여전하다.
사태가 이런 지경이 된 데는 정부와 여당의 책임도 상당하다.
고용 위기가 한창일 때 이스타항공 정리해고 사태가 벌어지는데도 정부는 사실상 묵인했다. 항공사들에 수조 원을 퍼부으면서도 노동자들의 일자리 보호는 외면한 것이다.
민주당은 이스타항공 노동자들이 임금체불, 무급휴직으로 고통받는 상황에서도 이상직을 국회의원 후보로 내세웠고, 노동자들이 항의해도 이상직을 비호하기 급급했다. 결국 횡령 등의 혐의가 구체적으로 드러나고 비난 여론이 커지자, 이상직의 자진 탈당을 용인하며 꼬리 자르기를 했다.
따라서 이상직 구속은 마땅한 일이지만 이것으로 정부나 여당의 책임이 가려질 수는 없다.
법원은 이상직을 제대로 처벌해야 하고, 정부는 이스타항공 해고 사태에 책임을 져야 한다. 이스타항공 회생 여부를 불투명한 시장에 내맡겨서는 안 된다. 설사 매각이 다시 추진된다 해도 해고된 노동자들의 고용이 보장되리라 기대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해고된 노동자들을 복직시키고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안정적으로 지키기 위해 이스타항공을 국유화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