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7월 6일부터 소방공무원들은 노동조합을 만들고 가입할 수 있는 최소한의 노동기본권을 얻게 됐다(공무원노조법 제6조 가입범위 개정). 이에 소방공무원들이 노조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그동안 소방공무원들은 위험한 작업 조건과 인력 부족, 열악한 처우로 희생을 요구받았지만 노조조차 만들 수 없었다.
문재인 정부 하에서도 소방공무원들의 처지는 제대로 개선되지 않았다.
그간 소방관들은 지방공무원으로서 지방 재정에 따라 열악한 대우를 받았다. 2020년 4월 소방공무원들의 오랜 바람대로 국가직으로 전환됐지만, 소방 업무는 여전히 지방사무로 규정돼 있다. 정부는 소방 업무를 온전히 책임지려 하지 않는 것이다.
박해근 공무원노조 소방본부 준비위원장(소방발전협의회 회장)은 “정부가 국가직 전환만 했지 그에 따른 인력충원, 근무환경 및 처우, 노후장비 교체, 복지, 인사, 승진 등은 미흡하거나 거의 개선되지 않았다”며 분노했다.
소방관의 연도별 119 출동 건수도 2010~2019년 동안에 130퍼센트 증가했지만, 소방관 인력은 50퍼센트 증가하는 데 그쳤다. 문재인은 재임 중 소방인력 2만 명을 충원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아직까지 1만 3000여 명만 충원됐다. 행정안전부조차 소방관이 법정 기준보다 7000명 부족하다고 인정할 정도다.
문재인 정부는 ‘더 빨라진’ 119 구조대 출동 속도를 자랑하면서도, 정작 소방공무원들의 피땀에 대해서는 제대로 된 보상을 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소방관의 직무 스트레스 발생률이 다른 직업보다 압도적으로 높은 것을 봐도 소방관의 고충을 알 수 있다[소방(375.7), 경찰(76.4), 해경(255.2), 일반 직장인(50.1)]. 이로 인한 소방공무원의 자살률은 OECD 평균 자살률보다 무려 2.6배나 높다고 한다.(2017년 기준)
지난 10년간(2011~2020년) 자살한 소방공무원이 95명인데, 순직한 소방관(49명)의 갑절에 이를 정도로 많다. 공상자는 2018년 788명, 2019년 697명에 달했다. 특히 처참한 현장을 접하거나 동료의 순직 등을 겪은 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우울증에 시달려 왔다.
소방공무원들이 이런 열악한 조건 개선을 위해 노조 결성에 나선 것을 환영한다.
반갑게도 민주노총 공무원노조 소방본부 준비위원회가 7월 공무원노조 소방본부로 정식 출범을 앞두고 있다. 비슷한 시기에 한국노총과 공노총에서도 각각 소방공무원 노조가 출범할 예정이다.
소방공무원들의 요구와 투쟁에 지지와 연대를 보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