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품사 노동자의 저력 보여 준 현대모비스 파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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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1일 현대·기아차에 부품을 납품하는 현대모비스, 현대위아 노동자들이 주·야간 2시간씩 파업을 했다. 이번 파업에는 금속노조로 조직된 13개 공장 노동자 5500여 명이 참가했다.
노동자들은 세 가지 공동 요구를 내걸었다. 기본급 인상(9만 9000원 인상), 상여금 지급 기준 확대, 산업전환 협약(경영참여)이다. 노동자들이 이구동성으로 말하길, 특히 쟁점이 된 것은 임금 인상 문제다.
현대모비스 울산 매암동 공장의 한 노동자는 말했다. “몇 년 전 노조를 만든 이후 노동조건을 많이 개선했습니다. 그런데 기본급 인상은 별로 되지 않았고, 지난해에는 동결됐습니다. 기본급을 높여서 장시간 노동을 하지 않아도 충분히 먹고 살 수 있어야 합니다.”
현대모비스 화성 공장의 노동자도 말했다. “임금·상여금과 복지가 더 많아야 하는데, 지금은 너무 적습니다. 고용 안정도 더 확실하게 보장 받아야 합니다. 파업 현장은 서로 힘찬 박수로 투쟁하는 의기양양한 분위기였습니다.”
각 공장에서 벌어진 파업 집회는 활력이 있었다. 노동자들은 13개 지회가 함께 투쟁하고 있다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개별 공장의 투쟁도 중요하지만, 이번처럼 연대 투쟁해서 현대·기아차를 더 효과적으로 압박하면 좋겠습니다.”
특히 이번 파업은 부품사 노동자들의 저력을 다시 한 번 보여 줬다. 노동자들의 파업으로 자동차 부품 공급이 중단되자, 완성차 공장에 타격이 가해졌다. 기아 화성 공장과 광주 공장은 3~4시간씩 라인이 멈췄고, 경기도 소하리 공장은 라인이 가동되기는 했지만 몇 시간 동안 평소의 절반밖에 생산하지 못했다.
공장이 멈춰 서자, 기아차 화성 공장의 일부 노동자들은 “현대모비스 동지들이 대단하다”면서 파업을 응원했다. (현대차의 경우, 현대모비스 파업이 벌어지던 바로 그 시간에 임단협 잠정합의안에 관한 조합원 설명회가 열려 타격 효과를 내지 못했다.)
현대모비스·현대위아 노동자들은 지난 수년간 몇 차례나 비슷한 경험을 통해 노동조건을 개선해 왔다. 적잖은 사람들은 외주화·모듈화가 노조를 약화시킨다고 보지만, 그것은 일면적인 생각이다. 오히려 외주화된 업체에서 부품을 생산하는 노동자들은 완성차 생산을 마비시킬 투쟁 잠재력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