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8일 세종호텔(서울 명동 소재) 정문 앞에서 사측의 정리해고 시도 중단을 요구하는 ‘민주노총·서비스연맹·진보정당·60여개 시민사회단체 공동기자회견’이 열렸다.
세종호텔 사측은 코로나로 인한 경영 악화 책임을 노동자들에게 떠넘기고 있다. 지난해 12월 희망퇴직을 실시해 50여 명의 정규직 노동자가 사실상 해고됐다.
그것도 모자라 올해 9월 또다시 희망퇴직을 받았지만 신청자가 19명으로 사측의 기대에 못 미쳤다. 그러자 최근 “정리해고 대상자 선정을 위한 기준”을 내놓고 노동자들을 압박하고 있다.
조리와 식기 세척 담당자들을 상대로 ‘외국어 구사 능력’ 평가와 같은 황당한 요건을 포함시키고, 재산세 납부 내역 제출까지 요구한 사실이 언론에 폭로돼 사회적 지탄을 받기도 했다.
고진수 관광레저산업노조 세종호텔지부장은 노동자들이 코로나 이전부터 저임금·장시간 노동으로 고통받아 왔다며 사측을 규탄했다.
“노동자들이 거의 8~9년 동안 임금 한 번 인상 못할 때, 사측은 저리로 대출을 받아 객실을 70여 개 증축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빚과 코로나 때문에 영업을 할 수 없다[고 한다]. 잘못된 경영의 책임을 왜 노동자들이 져야 하는가.”
사측은 객실을 늘리면서도 인력은 줄여 왔다. 2011년 290명이 넘던 정규직 노동자가 현재 40여 명 남짓이다. 그 자리를 성수기 등 필요한 시기에 언제든지 부려먹고 해고할 수 있는 단기 계약직과 간접고용 비정규직으로 채웠다.
강규혁 서비스연맹 위원장은 “333실이나 되는 객실을 50명[도 안 되는] 인력으로 운영하는 것은 가당치 않다. 코로나19로 인내해 왔는데 돌아오는 것은 희망퇴직과 정리해고”라 말했다.
김진억 민주노총 서울본부장, 김계월 공공운수노조 아시아나케이오지부장, 김일웅 정의당 서울시당 사무처장, 현린 노동당 대표 등도 연대 발언으로 힘을 보탰다.
희망퇴직을 거부한 노동자들은 사측의 정리해고 압박에 맞서 버티고 싸워 보겠다는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