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연대

전체 기사
노동자연대 단체
노동자연대TV
IST

한미안보협의회의:
대만 문제 놓고 미국 편든 문재인 정부

12월 2일 한미 국방장관들이 서울에서 제53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를 개최하고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이번 SCM 결과는 특히 문제적이다. 전작권 환수를 연기하기로 합의했을뿐더러, 무엇보다 대북 군사 위협을 키우고 미국의 인도·태평양 정책에 대한 한국의 협력 증진 약속이 담겨 있어서다.

무엇보다 이목을 끈 것은 대만 문제 언급이다. SCM 성명에 처음으로 “대만해협에서의 평화와 안정 유지 중요성”이 명시된 것이다. 이는 미국이 항행의 자유를 내세워 대만해협 관여를 정당화할 때 쓰는 표현이다. 이는 지난 5월 바이든-문재인 한미 정상회담 합의 내용이 반영된 결과다.

SCM 성명의 ‘대만 문제’ 문구와 관련해, 한국 국방부는 구체적인 군사 행동에 관한 것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한국과 미국의 국방장관 연례 회의에서 합의된 성명이므로 그 무게감이 결코 가볍지 않다.

지금 대만해협은 미·중 갈등의 화약고로 떠올랐다. 만일 대만해협에서 전쟁이 나면 자칫 한국마저 끌려들어갈 수 있다. 따라서 문재인 정부가 대만 문제를 놓고 미국에 협력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선택이다.

한미 국방장관들은 또한 “새로운 전략기획지침”을 승인했다. 이에 따라 기존 작전계획이 수정될 예정이다. 일상적인 대북 감시·정찰을 강화하고 북한 내 ‘최우선 타격 표적’을 대폭 늘리는 한편, 심지어 유사시 미국의 ‘저위력’ 핵무기 사용 옵션도 작전계획에 포함될 듯하다.

종전선언 추진이 무색하게도, 문재인 정부는 대북 군사 위협을 더한층 강화한 것이다.

12월 2일 제53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 공동 기자회견 ⓒ사진공동취재단

양국 군 당국은 내년 한미연합훈련도 실시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북한에 대한 위협이기도 하지만 미·중 갈등과도 관계있다. 올해 중국 정부 관리와 군사 전문가들은 한미연합훈련이 ‘[역내] 정세를 긴장하게 하는 행동’이며 ‘동아시아는 물론 인도·태평양 전체에 해로울 수 있다’고 비난했다. 한미동맹의 역할이 대중국 견제 쪽으로 확대됨을 경계한 것이다.

한편, 이번 SCM 성명에서는 “성주기지 사드 포대의 정례적이고 자유로운 접근”이 사드 문제의 “최종 목표”로 명시됐다. 사드의 영구 배치 수순을 밟으면서, 미군이 자유롭게 성주 기지를 사용할 수 있게 한국 정부가 협력하겠다는 약속이다.

사드 배치는 중국이 한국에 경제 보복을 감행했을 만큼 예민한 문제다. 그래서 문재인은 박근혜 정부 하에서는 “사드 배치 재검토” 운운했었다. 하지만 대통령이 되면서 그 말을 헌신짝처럼 내던졌다. 이것도 모자라 이제는 미국과의 합의로 사드 배치를 확실히 매듭지으려 한다.

여전히 성주 현지의 주민들은 사드 배치에 반대하며 관련 장비의 반입과 기지 공사에 항의하고 있다. 위 합의는 이러한 주민들의 평화적 항의를 확실히 제압하겠다고 공언한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이번 SCM 성명에는 미·중 갈등의 예민한 쟁점들이 새로 포함됐다. “인도·태평양 지역 및 세계에서 [한미의] 국방 및 안보 협력을 지속 증진”하기로 했고, 한미 군 당국이 “5G, 차세대 이동 통신(6G) 분야의 협력 방안”도 모색하기로 했다.

이런 합의에 기초해 미국은 중국 봉쇄 문제에서 주한미군의 역할을 확대해 나갈 것이다.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한국의 군사 협력이 더 증진될 길도 열릴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지난 5월 한미 정상회담에 이어 이번 SCM에서도 한미동맹 강화를 선택했다. 이에 따른 위험과 부담이 갈수록 커질 게 분명하다. 대만해협을 중심으로 커지는 갈등은 한반도에 전쟁 위험을 증대시킬 뿐 아니라, 평상시에도 군비 경쟁이 격화되는 만큼 노동계급의 부담과 희생이 커질 것이다.

[노동자연대 온라인 토론회]

화약고로 떠오른 대만해협

대만 문제는 무엇이며 왜 악화되고 있는가?

– 일시 : 12월 16일(목) 오후 8시

– 발제 : 김영익 (〈노동자 연대〉 기자, 《제국주의론으로 본 동아시아와 한반도》공저자)

○ 참가 신청 https://bit.ly/meeting1216

토론회 당일 오후 7시 30분에 유튜브 접속 링크를 보내드립니다.

대만해협이 미·중 간 무력 시위로 뜨겁습니다. 이곳은 몇 년 내 실제로 전쟁이 일어날 수 있는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화약고로 꼽힙니다. 한국은 여기에 휘말릴 가능성이 크죠. 양안(중국과 대만)관계를 둘러싼 오래된 문제가 왜 점점 악화되는 것일까요? 대만이 중국 권위주의에 맞선 ‘민주주의의 최전선’이라는 미국. ‘하나의 중국’을 강조하며 대만을 압박하는 중국. 대만의 독립과 통일에 대해 어떤 입장을 취해야 할까요? 미·중 갈등의 핵심 쟁점이 된 대만 문제를 마르크스주의 관점에서 살펴보려 합니다.

– 문의: 02-2271-2395, 010-4909-2026(문자 가능)

○ 노동자연대TV 채널에서 지난 온라인 토론회 영상들을 볼 수 있습니다.

https://www.youtube.com/c/노동자연대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