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데이: 투쟁하는 노동자 계급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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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쟁하는 노동자의 날, 메이데이(5월 1일)가 올해로 132주년을 맞이했다. 메이데이는 1886년 들불처럼 타올랐던 미국 노동자들의 8시간 노동제 쟁취 투쟁을 기념하기 시작한 데에서 비롯했다.
당시 성장하던 산업자본주의는 노동자들에게 끔찍한 처지를 강요했다. 이에 대한 노동자들의 저항도 거셌다. 노동자들은 저임금과 실업, 긴 노동시간 등에 맞서 싸웠다. 그리고 투쟁 과정에서 점차 조직을 건설하기 시작했다.
경제가 불황일 때 노동자들은 자신감이 크지 않았다. 투쟁은 임금 삭감과 실업에 저항하는 방어적 수준에 머물렀다. 경기가 호전되자 노동자들도 싸울 수 있는 자신감을 회복했다.
1886년 미국 경제가 호황에 접어들자, 노동자들은 노동시간 문제 등을 둘러싸고 곳곳에서 파업을 벌였다. 파업 참가자 수는 몇 년 전보다 세 배나 증가했다.
그 전 몇 년 동안 성장해 온 노동자 조직인 노동기사단이 이 투쟁에서 중요한 구실을 했다. 노동기사단은 1886년 5월 1일부터 8시간 노동제 운동을 대규모로 벌이기로 하고 몇 개월 전부터 헌신적으로 조직하기 시작했다.
5월 1일 전후로 수십만 명이 파업에 돌입하고 시위에 참가했다. 거대한 투쟁은 곳곳에서 승리를 안겨 주었고, 다른 투쟁을 고무했다. 유럽보다 늦게 시작한 미국 노동운동은 거대한 단결력과 전투성을 발휘해 유럽보다 먼저 8시간 노동제를 쟁취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자본가들과 국가의 반격도 필사적이었다. 그들은 급성장하는 노동운동을 파괴하고 싶어했다. 시카고에서 탄압이 가장 극심했다.
5월 3일 시카고 헤이마켓 광장 시위에 경찰은 테러로 응수했다. 파업 노동자들이 살해당하고 시위는 완전히 금지됐다. 노동운동 지도자들이 줄줄이 체포됐다. 체포된 지도자 7명 중 4명이 사형당했다.
“들불을 끌 수는 없으리라”
하지만 노동자들의 투지는 꺾이지 않았다. 사형당한 지도자 중 한 명인 스파이스는 감명 깊은 최후진술을 남겼다.
“만약 그대가 우리를 처형함으로써 노동운동을 쓸어 없앨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렇다면 우리의 목을 가져가라! … 그렇다, 당신은 하나의 불꽃을 짓밟아 버릴 수 있다. 그러나 당신의 앞에서, 뒤에서, 사면팔방에서 끊일 줄 모르고 불꽃은 타오르고 있다. … 당신이라도 이 들불을 끌 수는 없으리라.”
미국 노동자들의 들불 같은 투쟁은 유럽의 사회주의자들과 노동자들에게 커다란 감명을 주었다. 제2인터내셔널은 1890년 5월 1일부터 영웅적인 미국 노동자 투쟁을 기념하는 국제적인 시위를 조직하기로 결정하고, 8시간 노동제 운동을 확대했다. 이것이 메이데이의 기원이다.
1890년 5월 1일 대규모 파업과 시위가 벌어졌다.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는 5만 명이 시위에 참가했다.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에서는 노동자 80만 명이 동맹 파업을 벌였다. 벨기에에서는 34만 명이 메이데이 행사에 참가했다. 1년 뒤에는 파업과 시위가 유럽 전역으로 확대돼 수백만 명이 메이데이에 참가했다.
그 뒤 메이데이는 전 세계 노동자들이 단결해 투쟁하는 날로 자리잡았다.
반전 운동의 기폭제가 되다
1914년 제1차세계대전 당시 메이데이는 반전 운동의 기폭제 구실을 했다. 전쟁 초기에 반전 운동은 활발하지 않았다. 심지어 제2인터내셔널에 포함된 노동자 정당들도 전쟁을 지지하던 상황이었다.
독일 사회주의자 칼 리프크네히트가 의회에서 유일하게 전쟁 반대표를 던지며 반전 주장을 펼친 뒤에야 반전 주장들이 공공연히 나타나기 시작했다. 리프크네히트는 제1차세계대전이 시장을 쟁탈하기 위한 제국주의 전쟁이며, 다른 나라 노동자들뿐 아니라 독일 노동자들에게도 전혀 이롭지 않다고 주장했다.
독일 국가는 칼 리프크네히트와 로자 룩셈부르크 등 반전 사회주의자들을 탄압했지만, 1916년 독일 노동자들은 메이데이를 기점으로 반전 시위를 벌이기 시작했다.
1916년 독일 노동자들의 반전 운동은 1917년 러시아 혁명으로 이어졌고 1918년 독일 혁명을 통해 제1차세계대전을 끝장내는 출발이 됐다.
이런 메이데이 투쟁의 역사는 오늘에도 이어지고 있다.
투쟁하는 노동자의 날 메이데이의 역사는 노동자의 국제 연대를 통해 세계적 정의를 쟁취한 역사다. 오늘날 그 의미는 더욱 분명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