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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학교 한국어학당 강사들, 임금 인상 투쟁에 나서다

4월 28일, 연세대 한국어학당 강사들이 본관 앞에서 임금 인상과 노동조건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김태양

연세대학교 한국어학당 강사들(민주노총 대학노조 연세대 한국어학당지부 소속)이 임금 인상과 강의 외 노동시간에 대한 임금 지급을 요구하며 투쟁에 나섰다.

연세대학교 한국어학당은 높은 위상을 자랑하지만 정작 그곳에서 일하는 강사들에게는 열악한 처우를 강요해 왔다.

2021년 한국어학당 수업료 수입이 11퍼센트 늘었지만, 강사 연봉은 1000만 원 겨우 넘는 수준이었다. 게다가 지난 3월 물가가 전년 동월 대비 4퍼센트 올랐음에도 연세대 당국은 강사료를 겨우 1.5퍼센트 올려 주겠다고 한다. 이는 실질임금 삭감이다. 또, 수업 준비 등 강의 외 노동에 임금이 지급되지 않는 것도 강사들의 처우를 한층 더 열악하게 만든다.

4월 28일, 연세대 한국어학당 강사들이 본관 앞에서 임금 인상과 노동조건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김태양

이런 연세대 당국의 태도에 분노한 한국어학당 강사들은 시험 채점이나 성적 입력 같은 업무를 거부하며 투쟁에 나섰다.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98퍼센트가 찬성할 만큼 투쟁 의지도 높다.

지난 4월 28일에는 연세대 본관 앞에 한국어학당 강사와 학생들 70여 명이 모여 임금 인상과 노동조건 개선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한국어학당에서 수업을 듣고 있는 유학생을 비롯해 여러 학생들이 직접 만든 팻말을 들고 이날 집회에 참가했다. 이는 지난해 처음 투쟁을 시작할 때보다 지지와 연대가 늘어난 것이다.

"우리 선생님들은 더 나은 대우를 받을 자격이 있어요!" 이 날 집회에는 한국어학당에서 수업을 듣는 외국인 유학생들이 참가해 강사들의 투쟁에 연대했다. ⓒ김태양

윤지웅 조합원은 열악한 한국어강사 처우를 폭로했다.

“20년 근속의 강사가 한 해 1500만 원 남짓한 임금을 받습니다. 지난해 우리의 투쟁으로 시급이 눈곱만큼 오르기 전까지 임금은 10년째 동결이었으며, 임금이 오른 지금도 역시 저임금인 다른 대학 한국어 교육기관 강사 시급 수준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학교는 강사들의 노동 가치를 인정하고 그에 합당한 처우를 해야 합니다. 그 시작이 바로 임금을 인상해 생계 유지가 가능한 최소한의 삶을 보장하는 것입니다. 누가 한국어 강사를 하면서 갑부 되겠다고 했습니까? 월세는 내고 장은 봐야할 것 아닙니까! 부모님이 편찮으실 때 병원비, 약값 정도는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안지혜 조합원은 강의 외 노동에 임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학교는 강사들이 교안회의[매일 아침 수업 준비를 위해 진행하는 한국어학당 강사들의 회의]에 대한 임금 지급을 요구하자, 지난 겨울학기부터 갑자기 교안회의를 없애 버렸습니다. 그리고 교안회의는 강사들이 원해서 하는 것이며 참석은 자율이라고 갑자기 말을 바꿨습니다.

“저는 제 담당 수업이 11시 시작이었음에도 8시 40분에 시작하는 교안회의 참석을 위해 집에서 7시 30분에 나와야 했습니다.

“자녀의 등원을 도와주는 도우미의 월급을 제외하고 제 손에 쥐어진 돈은 고작 85만 원 남짓이었습니다. 8시 30분부터 회의에 참석하고 대기하며 수업 준비를 했던 그 시간들은 너무나 당연하게 무급이었습니다.

“우리는 이제 공짜 노동, 무임금 노동을 거부합니다. 학교는 무임금으로 일을 시키는 저열한 짓을 그만두십시오! 강의 외 노동을 인정하고 합당한 임금을 보장하십시오!”

한국어학당 강사들의 요구는 정당하다. 연세대 당국에 맞선 한국어학당 강사들의 투쟁에 지지와 연대가 확대돼야 한다.

강사들에 연대하며 집회와 행진에 참가한 학생들 ⓒ김태양
연세대 당국은 강사들에게 사실상 실질임금 삭감안을 내놓고 있다 ⓒ김태양
132주년 세계 노동절 대회에 참가해 행진하고 있는 연세대 한국어학당 노동자들 ⓒ이미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