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과 노동조건 개선을 요구하며:
연세대 한국어학당 강사들이 경고 파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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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한국어학당 강사들(대학노조 연세대 한국어학당지부)이 임금 인상 등을 요구하며 5월 18일과 19일 경고 파업을 했다.
연세대 한국어학당은 외국인 유학생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기관으로 그간 막대한 수입을 쌓아 왔지만, 정작 그곳에서 일하는 강사들의 처우는 매우 열악하다. 2021년에는 한국어학당 수업료 수입이 11퍼센트 늘었지만, 강사 연봉은 1000만 원이 겨우 넘는 정도였다.
연세대 한국어학당 강사들의 임금이 이렇게 낮은 것은 ①시급이 낮고 ②강의 외 노동이 노동시간으로 인정되지 않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도 저임금에 시달리는 대학 한국어학당 강사들의 시급은 3만~4만 원대인데, 연세대 한국어학당 강사들의 시급은 이보다도 낮은 2만~3만 원대이다. 또, 수업 준비, 시험 출제와 채점 같은 강의 외 노동은 무급으로 강요된다. (관련 기사: 연세대학교 한국어학당 강사들, 임금 인상 투쟁에 나서다)
연세대 한국어학당 강사들은 집회와 학내 선전전을 하며 처우 개선을 위해 투쟁해왔다. 하지만 연세대 당국은 노동자들의 요구를 외면하고 있다. 이에 강사들은 대학 한국어강사 업계에서는 최초로 5월 18일~19일 경고 파업에 들어갔다. 5월 18일에는 파업에 참가한 강사 70여 명과 이를 지지하는 학생 10여 명이 총무처 앞에서 3시간 정도 연좌 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한국어학당 강사들 압도 다수가 쟁의행위에 찬성한 만큼 ‘이번 기회에 우리 요구를 남김없이 쟁취하자’는 결의도 높다. 18일 파업과 농성에 참가한 강사들도 이런 결의를 드러냈다.
“2020년 지부에서 전 조합원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강사들은 강의한 시간만큼 강의 외 노동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루에 2시간 강의하면 곧이어 2시간의 무급 연장 근무를 한다는 뜻입니다.
“강의 외 노동을 포함하면 아무리 적게 잡아도 강사들은 매달 월급의 최소 2배를 받았어야 합니다!”
“앞으로도 우리는 학생들의 입장에서 학생들의 권리를 옹호하고 보호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그리고 당당한 교육자로서 우리의 권리를 위해서 싸울 것입니다. 어학당이 정상화되고 학교가 학생들과 강사들의 권리를 존중할 때까지 투쟁할 것입니다!”
노동자들에 따르면, 연세대 한국어학당 원장은 강사들의 요구를 수용하면 “전국의 대학 한국어학당 강사들이 투쟁을 할까 봐, 연세대가 혁명적인 선례가 될까 봐 두렵다”고 했다고 한다. 이런 호들갑스러운 변명에는 어느 정도의 진실도 있다. 만약 연세대 한국어학당 강사들의 투쟁이 승리한다면 다른 대학 한국어학당 강사들의 조건 개선에도 좋은 영향을 줄 것이다.
반갑게도 여러 학생들과 한국어학당에서 수업을 듣는 유학생들도 강사들의 요구에 지지를 보내고 있다. 일부 유학생들은 집회에 참가해 직접 만든 팻말을 들고 강사들을 응원하기도 했다. 학생들의 지지와 연대가 확대될수록 연세대 당국은 더욱 압박을 받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