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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편지
1년간의 투쟁으로 값진 승리를 얻어 낸 건국대 한국어 선생님들

민주노총 대학노조 건국대 한국어교원지부가 학교 측으로부터 10억 원의 체불 임금을 받아 내고, 주 16시간 이상 수업 시수 보장, 노조 사무실을 쟁취했다.

지난해 8월 처음 노동조합을 결성한 한국어 강사들이 1년간 투쟁한 끝에 거둔 값진 성과다.

7월 25일 건국대학교 행정관 앞에서 열린 건국대 학국어교원지부 투쟁 승리 보고대회 ⓒ강혜령

한국어 선생님들의 투쟁을 연대하고 응원해 온 건국대 재학생으로서 이 고무적이고 기쁜 소식을 공유하고자 독자 편지를 기고한다.

2024년 초에 건국대학교 당국은 한국어 강사들에게 막대한 체불 임금이 있다는 것을 인지하곤 부당한 체불 임금 포기 계약서를 강요하고 막말도 서슴지 않았다. 강사들은 이에 반발하며 2024년 8월 말 노동조합을 결성했다.

그러나 노조 설립 후 학교 당국의 괴롭힘은 더 심해졌다. 원래 무기계약직이던 강사들에게 15시간 미만의 수업만을 배정해 불안정한 초단기 계약직으로 내몰았다. 길게는 10~20년을 건국대 언어교육원에서 일한 선생님들이 하루아침에 사대보험도, 퇴직금도, 주휴연차도 보장받을 수 없도록 한 것이다.

천막 농성 및 선전전 ⓒ강혜령

그러나 선생님들은 이런 탄압에도 굴하지 않고 학내에서 하루 3번씩 홍보전, 학내 집회와 기자회견, 1인 시위, 대자보 부착, 리플릿 반포 등으로 쉼 없이 이 투쟁의 의의를 알리고 연대를 호소해 왔다.

3월 25일 건국대학교 행정관 앞 천막 농성 발대식

올해 3월 25일부터는 건국대 행정관 앞에서 무기한 천막 농성을 시작했다.(무기한 천막 농성은 123일 차인 7월 25일에 열린 ‘투쟁 승리 보고대회’ 이후 철거했다.)

내가 건국대 언어교육원 강사들의 투쟁 소식을 처음 알게 된 것은 “건국대학교 윤석열 퇴진 2차 시국선언” 때였다.

당일 시국선언에 참가한 노조 부지부장님은 윤석열의 계엄 선포를 비판하시면서 “그런 민주주의 역행이 건국대학교 안에서도 일어나고 있다”고 발언하셨다.

건국대학교 윤석열 퇴진 2차 시국선언 ⓒ강혜령

더 나은 일터를 위해, 또 이 땅의 민주주의를 위해 목소리 내는 정의로운 선생님들이 학교 안에 있다는 사실에 입학하기도 전에 마음 한 켠이 든든했던 기억이 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건국대 한국어교원지부는 계엄 직후에 윤석열 퇴진을 요구하는 학내 촛불 집회를 열기도 했고, 이후 광화문에서 깃발을 들고 윤석열 퇴진 광장에 함께하기도 했다.

내가 농성장에 방문할 때마다 선생님들은 나를 반갑게 맞아 주셨다. 그때마다 학교 당국이 얼마나 지독하게 노조를 괴롭히는지에 대해 들으며 경악을 금치 못할 때가 많았다.

학교에 대자보를 붙였다고 시말서를 쓰게 하지 않나, 농성장 앞의 음악 소리가 수업에 방해되지 않느냐는 설문을 재학생들에게 돌리지를 않나, 한여름 땡볕에 행정관 정문 그늘에서 잠깐 더위를 피해 쉬지도 못하게 큰 화분들을 줄지어 놓고 랩으로 기둥을 감싸 놓기도 했다.

행정관 앞을 막아 놓은 화분 ⓒ강혜령

또한 학교 당국은 언어교육원 학생들에게 필요한 문화 행사, 담임제, 수료식 등을 강제로 없애기도 했다. 한 선생님은 내게 ”교육기관이라는 곳이 학생들을 전혀 생각하지 않는 모습이 이해가 안 간다“고 성토하시기도 했다.

6월 17일에는 한국어 강사들의 열악한 노동조건 개선을 요구하며 ”한국어 강사 생존권을 위한 연대 집회“도 열렸다.

6월 17일 건대입구역에서 열린 한국어 강사 생존권을 위한 연대 집회 ⓒ강혜령

그날 선생님들의 발언 하나하나에는 건국대 언어교육원을 지키고 만들어 온 자부심과 당당함이 느껴졌다. 한 선생님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한국어 강사들의 땀과 노력으로 만들어 온 언어교육원에서 강사들이 인간다운 대우를 받는 것은 너무나 정당하다.”

노조 지부장님은 이번 승리가 시작일 뿐이고, 앞으로도 주 20시간 이상 시수 보장 등 노동조건 개선을 위해 계속 싸우겠다는 투쟁 의지를 밝혔다.

지난해 12월 3일 윤석열의 쿠데타 이후 나와 같은 많은 학생들은 민주주의가 그저 주어지는 것이 아님을 체감했다. 세상 어느 곳이나 부정의에 맞서 투쟁해야 평범한 사람들을 위한 사회 변화가 가능하다. 민주주의를 염원하는 학생들도 노동자들의 투쟁에 연대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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