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외국인보호소 구금 이주민들 단식 투쟁:
보호소 앞에서 긴급 연대 기자회견이 열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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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2일 오전 11시 화성외국인보호소 정문 앞에서 구금자들에 대한 보호소의 반인권적 처우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영상 보기)
지난 13일 구금된 이주민 13명이 이름을 연명해 보호소 내 열악한 실상을 알리는 편지를 본지에 보내 왔다.
이들 중 6명(모로코, 러시아, 우즈베키스탄 출신)이 그 뒤 단식에 들어갔다. 15일부터 시작된 단식이 지금 이 시간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단식에 들어간 이주민들 중 일부는 극심한 정신적 스트레스로 인한 고통을 호소하며 항의하다 자해까지 해 병원 진료를 받았다.
이들의 절박하고 긴박한 처우 개선 투쟁을 지지해 수원이주민센터, 노동자연대 경기지회 등이 보호소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는 10여 명의 활동가들이 참가했다.
화성외국인보호소 구금 이주민들을 위해 노무 상담을 진행해 온 김승섭 노무사는 보호소의 의료 서비스가 특히 열악하다고 지적했다.
“항의를 해야 간신히 외부 병원에 진료를 허용하고 있는 구조 속에서 외국인보호소 내 이주민들이 크게 고통받고 있습니다.”
노동자연대 경기지회 김어진 활동가는 이렇게 말했다. “이주민의 장기 구금이 우울증과 심각한 정신 질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등을 낳고 있습니다.
“정당한 이유 없이 체류 기간을 넘겼다는 이유만으로 이들을 범죄자 취급하는 행위 그 자체가 범죄입니다.”
화성보호소에 22개월 간 억울하게 불법 구금돼 있다 풀려난 시리아 난민 아메르 파두 씨가 연대 메시지를 보내 왔다. 파두 씨는 보호소에 구금돼 있는 동안 65차례 독방에 갇히고 적절한 치료를 제공받지 못해 건강이 악화되는 바람에 기자회견에 참가하지 못했다.
파두 씨는 신임 법무부 장관과 대통령에게 다음 같은 메시지를 전했다.
“외국인보호소가 고문을 멈추게 해 주세요. 그리고 구금 이주민에 대한 처우를 개선하고, 나쁜 짓을 한 이들을 처벌해야 합니다.”
〈노동자 연대〉 임준형 기자는 “경제적 어려움을 벗어나기 위해 땀 흘려 일하거나, 전쟁과 박해를 피해서 한국에 머물고 싶어” 하는 이주민들을 구금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구금 이주민들의 요구를 외치고 항의 서한을 보호소 측에 전달했다.
구금 이주민들은 자유로운 휴대폰 사용, 질 좋은 식사, 징벌적 독방 구금 중단, 충분한 운동 시간 보장, 24시간 온수 공급 등을 요구하고 있다.
화성보호소 측은 처음에는 소장을 비롯해 책임자들이 회의 중이라며 항의 서한 수령을 거부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이 항의하자 그제서야 담당자가 나와 항의 서한을 수령했다.
화성외국인보호소를 비롯한 외국인 구금 시설의 반인권적 행태는 오래 전부터 비판 대상이었다. 작년에는 모로코 난민을 상대로 ‘새우 꺾기’ 고문을 한 것이 알려져 큰 충격을 줬다.
길강묵 화성외국인보호소장은 보호소 측이 구금 이주민들을 힘들게 할 이유가 없다고 기자에게 말했지만, 그는 지난해 모로코 난민 ‘새우 꺾기’ 고문 사건 당시에도 소장이었다.
게다가 법무부는 올해 7월부터 전신 결박 의자 등을 도입하겠다고 밝혀, 보호소 내 이주민에 대한 억압을 더 강화할 것임을 예고했다. 이주민 인권 단체들은 법무부의 조처에 항의하고 있다.
화성외국인보호소는 구금 이주민들의 요구를 즉각 수용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