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청소·경비 노동자 생활임금 보장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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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사장’ 대학이 책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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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6일 13개 대학·빌딩의 청소·경비·주차·시설관리 비정규직 노동자들(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 소속)이 연세대 신촌캠퍼스에 모여 집회를 열었다. 찌는 듯한 무더위 속에서도 노동자 300여 명이 모였다.
최근 연세대 학생 3인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학내 시위로 피해를 봤다며 고소한 일이 논란이다. 그러나 이날 집회는 많은 연세대 학생들의 지지와 관심 속에서 열렸다. 고소를 계기로 오히려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사회적 지지도 크다는 게 확인됐다. 그래서인지 이날 노동자들의 집회는 어느 때보다 힘차고 활력 있었다.
노동자들은 생활임금 보장(청소 시급 400원, 경비 시급 440원 인상 등), 인원 감축 반대, 샤워실 설치 등을 대학 당국 등 원청에 요구하고 있다.
노동자들은 저임금으로 고통받아 왔다. 최근 치솟는 물가가 노동자들의 삶을 더 짓누르고 있다.
박진국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 수석부지부장은 이렇게 발언했다.
“우리는 생존권과 생계 유지가 달려 있기 때문에 싸울 수밖에 없습니다. 올해 물가가 얼마나 올랐습니까? 물가 상승률에 비하면 결국 우리는 최저임금 인상분을 받아도 적자 인생입니다.”
김현옥 연세대 분회장은 이렇게 발언했다.
“우리가 최저임금 오른 만큼만 (인상)해달라고 했는데 그것이 어떻게 억지입니까?”
대학 당국들은 2018년부터 줄곧 정년퇴직한 자리에 신규 채용을 하지 않았다. 이처럼 인력을 충원하지 않은 탓에 남은 노동자들의 노동강도가 매우 높아졌다. 가령, 대학 당국들이 경비직 일자리를 제대로 충원하지 않아 보안과 안전 관련 문제들도 발생했다.
“우리가 자기 일 하기도 힘들고 바빠 죽겠는데, 그 새벽에 미충원된 건물에 가서 일을 해야 합니다. 노동강도가 너무 강한데도 … (원청과 용역업체가) 인력 충원을 안 하고 있습니다.”
“일하고 땀이 뻘뻘 나는데 샤워실이 없습니다. 사측 관리자는 샤워장이 있는 건물까지 이동해서 샤워하라는데 말이 안 되는 소리입니다.”
대학 당국들은 이 문제가 하청업체와 노동자들이 협상할 사안이라며 발뺌하고 있다. 그러나 모순이게도 재정 부담 때문에 임금 인상이 어렵다고도 한다. 최근 연세대 관계자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노동자들의 임금 인상 요구를 수용하면 노동자들에게 지급되는 총액이 “10억 원 가까이 올라간다”며 난감하다는 취지로 말했는데, 이는 대학 당국이 ‘진짜 사장’으로서 실질적 권한을 행사한다는 것을 시인한 셈이다.
대학 당국들이 돈이 없다고 하는 것도 거짓이다. 2020년 2월 기준 누적적립금이 1000억 원이 넘는 대학이 20곳에 이른다. 연세대도 적립금을 5841억 원이나 쌓아 두고 있다. 그런데도 노동자들에게 고작 10억 원 지급하는 게 아깝다는 것이다!
노동자들의 요구는 정당하다.
같은 날 이 투쟁에 연대하는 학생들의 기자회견도 열렸다.
기자회견을 주최한 ‘연세대학교 비정규 노동문제 해결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에 따르면 ‘2022년 청소경비노동 투쟁 지지 연서명’에 3000여 명이 참여했다. 이날 발표한 기자회견문에는 나흘 만에 500명가량이 연서명 했다.
노동자연대 청년학생그룹 연세대 모임 소속 학생들도 “분노가 향해야 할 곳은 대학 당국”이라며 학내에 대자보를 부착하고 리플릿을 반포했는데, 호응이 매우 좋았다. 많은 학생들이 노동자들의 투쟁 지지 활동에 응원을 보냈다.
대학 당국은 학생들에 대한 지원에 인색하고, 양질의 교육을 담보할 교원을 늘리지도 않고, 대학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겐 저임금 장시간 노동을 강요해 왔다. 이처럼 “수업권을 침해”하고, 노동자들의 조건을 위협해 온 것은 이윤 추구을 우선해 온 대학 당국들이다. 학생과 노동자들이 학교 당국에 맞서 함께 싸워야 하는 것이다.
대학 당국의 운영자들을 포함해 이 사회의 힘 있고 권력 있는 자들은 금리, 공공요금, 물가 등을 올려 평범한 사람들에게 고통을 전가하고 있다. 대학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은 이에 맞선 저항의 일부다. 경제 위기 고통 전가 시도에 맞선 서울지부 노동자들의 투쟁에 더 많은 지지를 보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