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한의 생계비 위해:
화물 노동자들, 안전운임제 요구 투쟁 재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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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 유가 폭등의 직격탄을 맞아 수입이 크게 줄어든 화물 노동자들이 다시 투쟁을 시작한다.
화물연대는 안전운임제 유지·확대를 요구하며 9월 3일부터 국회 앞에서 릴레이 결의대회를 이어 나가기로 했다. 관련법 개정이 이뤄질 때까지 지속할 계획이다.
이 투쟁은 지난 6월 초 8일간 벌어진 화물연대 파업의 연장선상에 있다.
당시 화물 노동자들은 물류를 멈춰 정치적·경제적 파장을 일으키며 고유가·고물가 시기 생계비 위기에 맞선 저항의 시작을 알렸다. 이 투쟁은 이제 막 등장한 윤석열 우파 정부의 지지율을 끌어내리는 구실을 했다.
파업 8일만에 체결된 국토교통부와 화물연대 간 합의서에는 안전운임제를 “지속 추진”하고 “품목 확대를 논의”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그러나 정부는 약속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 되레 기업주들과 운송사들의 비용 부담 ‘고충’을 걱정하며 사실상 사용자 측을 편들고 있다.
국민의힘도 시간만 끌면서 안전운임제 일몰제를 폐지하지 않고 다시 일몰 기한만 연장하려고 한다. 안전운임 적용 대상 확대는 아예 말조차 꺼내지 않는다.
무역협회 등 사용자 단체와 친기업 언론들도 안전운임제 유지·확대에 심한 거부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들은 안전운임제가 시행되면 물류 비용이 상승해 국가 경쟁력이 약화된다고 노동자들을 압박하고 있다. 노동자들의 생활고는 안중에도 없고 그저 참고 견디라며 고통을 전가하는 것이다.
유가 폭등
화물연대는 올해 말로 시행이 종료되는 안전운임제를 유지하고, 안전운임제 적용 차종과 품목을 확대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안전운임제는 최소한의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화물 노동자들이 요구하는 일종의 최저임금 제도다. 운송료에 유가 변동 상황을 반영하도록 정하고 있어, 유가가 오르면 자동으로 운송료가 인상된다.
그런데 현행법은 안전운임제를 3년만 시행했다 종료하도록 돼 있다(일몰제). 그 시한이 올해 연말이다. 이제 겨우 4개월 남았다. 수입이 줄어들 상황에 처한 노동자들이 불만을 터트리는 이유다.
지금 안전운임제는 수출입 컨테이너와 BCT(시멘트) 두 품목에만 적용되고 있다. 전체 화물 노동자의 6퍼센트에 불과하다. 화물 노동자 대부분은 안전운임제 적용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해 말 요소수 가격이 오르고 올해 유가가 폭등하면서 노동자들은 월 수입이 200~300만 원가량 줄었다. 물가가 미친 듯이 뛰는 가운데 심각한 생계비 위기에 처한 것이다.
안전운임제 적용을 받지 못하는 하이트진로 화물 노동자들은 운송료 인상을 요구하며 100일 넘게 싸우고 있다.
현재 국회에는 관련법(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들이 발의돼 있다.
정의당 심상정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은 안전운임제 일몰제를 폐지하고 적용 품목을 9개로 확대하는 내용이다.
민주당은 정의당 안보다 못한 개정안을 발의했다. 적용 품목을 7개로 제한했다. 김종열 화물연대 광주 카캐리어 지회장은 “많은 수의 화물 노동자에 해당하는 품목은 제외됐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그리고 민주당이 “국민의힘과 합의한다면서 더 후퇴하려고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9월 3일, 자동차를 실어 나르는 카캐리어 화물 노동자들이 국회 앞 릴레이 시위의 포문을 연다. 9월 5일에는 위험물 운송 화물 노동자들이 그 뒤를 잇는다. 추석 연휴 이후에는 철강, 곡물·사료 운송 노동자들도 결의대회를 열 예정이다.
김종열 화물연대 광주 카캐리어 지회장은 말했다. “일몰제로 법이 자연 폐기돼 버리면 다시 만들기는 너무 힘듭니다. 있는 거 잘 지켜내고, [적용 대상의] 확대를 얻어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