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 콜센터 비정규직 노동자도 임금 인상 파업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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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노조 하루 파업일에 KB국민은행 콜센터 노동자들(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대전지역일반지부 국민은행콜센터 아프로정보기술지회)도 여의도 국민은행 신관 앞에서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하루 파업을 벌였다.
이들은 국민은행 영업전문 정규직 노동자들의 전산 업무를 상담해 주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다. 지난 21년간 숨죽여 뼈빠지게 일해 오다 올해 초 노동조합을 결성해 첫 파업에 나섰다.
국민은행 콜센터에는 용역 직원이 2500여 명에 이르고, 업체 수는 8개나 된다. 국민은행은 쥐꼬리만한 임금을 주면서 이들을 부려 왔다. 이번에 파업한 노동자들은 콜센터 용역사들의 평균 임금보다 10만 원이나 적게 받는다고 한다.
집회 시작과 함께 파업이 선포되자 노동자들은 환호하며 함성을 질렀다. 공공운수노조 대전지역일반지부 김호경 지부장이 파업의 정당성을 말했다.
“올해 5년 근무한 노동자 기준으로 국민은행이 용역업체에 주는 돈은 직원 1인당 368만 2000원입니다. 하지만 5년 차, 10년 차, 15년 차 노동자들의 기본급은 똑같이 210만 7000원입니다. ... 인센티브는 별도라고 하지만 다 포함해도 227만 원입니다.
“포기율(고객이 콜 응답을 기다리다가 끊는 비율)이 높으면 인센티브가 깎이고, 일거수일투족 감시당하면서 화장실 한 번 제대로 못 갑니다. 국민은행 당기순이익이 3조 원에 가까운데, 콜센터 상담사들의 실수령액은 이 정도입니다. 그래서 생애 첫 파업을 시작했습니다.”
국민은행콜센터 아프로정부기술지회 박애영 지회장은 열악한 노동조건과 용역 사측, 그리고 국민은행의 무책임성을 규탄했다.
“사측은 상담 전화량 증가로 콜 포기율이 높아 업체 평가 점수가 낮게 나오는 걸 막으려고 휴게 시간 20분을 사용 금지하고, 점심 식사 시간도 50분으로 단축해 근무하게 했습니다.
“당연한 연차 휴가도 2021년까지 전 직원이 사용한 적이 없고, 미사용 연차수당 역시 지급한 적이 없습니다. 퇴직연금도 낮게 적립하고 있었고, 현재까지 정당한 금액을 지급하지 않고 있습니다.
“코로나19 대확산 시기였던 올해 2월 코로나 확진으로 각 팀에 결원이 생길 때, 몇 배로 과중한 상담을 했던 상담사들의 값진 수고는 무시됐고, [결근으로 인해] 평가 등급 점수가 낮다는 이유로 매월 지급되는 인센티브가 전 직원에게 지급되지 않았습니다.
“상담사들의 업무시간은 9시부터 6시까지지만, 영업점 직원들의 효율적 업무 수행을 위해 팀별로 1~2명이 1시간 연장근무를 하는데, 사측은 시간외근무수당 대신 다음날 1시간 조기퇴근하는 걸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1월 국민은행 직원(정규직)이 확진돼 귀가했을 때, 우리 상담사들은 동일 공간을 사용하고 있음에도 오후 5시까지 상담 업무를 수행[하라는 지시를 받았]고, 상담 업무 도중에 방역을 실시해 독한 소독약 마시고 기침해 가며 근무를 해야 했습니다. 사측에 항의해 귀가할 수 있었던 시간이 오후 4시 30분이었습니다.
“국민은행의 숨은 일꾼이라는 자부심과 성실함으로 국민은행의 발전을 위해 열심히 일만 했던 상담사들은 인간으로 존중받지 못하고 소모품처럼 취급받았습니다.
“국민은행은 지난해와 올 상반기 역대 최대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는 것을 잘 알고 계실 거라 생각합니다. 그 안에는 우리 상담사들의 땀과 열정, 영혼이 분명히 포함돼 있습니다. 국민은행은 상담사들을 인정하고 존중해야 합니다. 올바르게 하청업체를 관리·감독해야 합니다.”
박영애 지회장의 생생하고 울컥한 발언에 많은 노동자들이 공감하며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공공운수노조 정용재 부위원장도 “[용역업체를 비호한] 국민은행 원청이 주범”이라며 “상담사 노동자들은 부조리와 비리를 바로잡는 정의로운 투쟁을 하는 것”이라고 발언해 노동자들의 많은 박수를 받았다.
오늘 집회에는 국민은행콜센터의 타 용역업체 소속 노조에서도 참가해 연대의 인사를 보냈다. 똑같은 상담 업무를 하는데 임금은 왜 차등지급하냐며 이들의 임금 인상 투쟁을 적극 지지했다. 진보당 대전시당 정현우 위원장도 연대했다.
세계적 생계비 위기가 곳곳에서 임금 인상 투쟁을 고무하고 있다.
콜센터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임금 인상 파업을 지지한다. 원청 사용자인 국민은행이 책임 있게 나서야 한다.